현직 부장검사 "전건 송치는 위헌, 이규원 기소는 적법"


"공수처, 검찰 상위 기관 아냐"

강수산나 부장검사는 13일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공수처가 추진 중인 이른바 전건 송치 규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더팩트DB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검사의 기소 권한을 제한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 공수처의 수사지휘나 송치 요구는 위헌이다."

김학의 전 차관 불법 출금 의혹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의 공보를 담당하는 강수산나 인권감독관(사법연수원 30기·부장검사)이 남긴 말이다.

강 부장검사는 13일 검찰 내부 게시판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공수처가 추진 중인 이른바 '전건 송치' 규정을 조목조목 비판했다.

강 부장검사는 "공수처법 어디에도 송치에 대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검사에게 송치 의무를 부여하는 요건은 모두 관련 법령에서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떠한 국가기관도 헌법에 근거하지 않고 다른 국가기관에 대해 일방적 우위를 가지지 않는다"며 "공수처가 법률의 근거없이 수사처 규칙으로 검찰에 대한 '수사지휘'나 '송치' 요구는 상위 법령에 위반한 규칙이라 위헌 소지가 높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대상보다 기소 대상을 더 좁게 제한하고 있다"며 "공수처법상 기소대상이 아닌 사건은 수사 후 공소제기 여부 판단을 위해 검찰에 송부해야 하고, 공수처가 이에 위반하여 공소를 제기하면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검사는 "형사소송법, 검찰청법, 공수처법 어디에도 검사의 기소 권한을 제한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공수처법 제24조 제3항에 의해 공수처가 검찰에 재이첩한 사건에 대한 검찰의 공소제기는 적법한 공소제기"라고 글을 맺었다.

이번 논란은 공수처가 판·검사 등의 범죄 사건을 검찰에 이첩했을 때, 수사가 끝난 뒤 모두 공수처로 송치하도록 하는 전건 송치 규정을 제정하려고 하면서 촉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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