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측 모두 고소장 접수…부산연제경찰서 수사 착수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부산의 한 슈퍼카 운전자가 시비가 붙은 상대 차주의 아이들에게 폭언을 한 ‘해운대 맥라렌’ 갑질 논란이 가시기도 전에 이번엔 벤츠 운전자로부터 비슷한 일을 겪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해운대 맥라렌 글 보고 남깁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자신을 부산에서 거주 중인 한 시민이라고 소개한 글쓴이 A씨는 "해운대 맥라렌 뉴스를 보고 저희가 지금 처한 상황과 너무 비슷해서 많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며 "2월23일 화요일이 저희 가족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최악의 하루가 될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고 운을 뗐다.
게시물에 따르면 A씨는 당시 남편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자녀와 함께 쉐보레 윈스톰을 타고 마트가 있는 한 골목길에 들어섰다. 마트 앞에는 트럭이 정차해 물건을 내리고 있었고 맞은편에는 벤츠 차량이 다가오고 있었다.
A씨는 "이 정도 공간이면 벤츠 차량이 충분히 지나갈 수 있다고 봤다"면서 "그때 맞은 편에 있던 벤츠가 경적을 울리며 창문을 내리더니 저희 신랑에게 ‘야 차 빼’라고 반말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벤츠 운전자와 시비가 붙었다고 했다. 벤츠에는 운전자의 여자친구와 다른 일행 세 명이 함께 타고 있었다.
A씨는 "벤츠 안에 타고 있던 젊은 여성과 남자 2명 등이 내려서 ‘어디서 이런 거지 차를 끌고 와서 지랄이냐, ‘내차가 부러워서 그러는거냐 거지XX야’" 등의 욕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A씨와 남편을 향해 "우리는 능력이 돼서 이 나이에도 이렇게 좋은 차를 타고 다닌다"라며 "너네는 나이 처먹고 능력이 안 되니 이런 똥차나 끌고 다닌다"고 조롱했다.
폭언이 계속되자 A씨는 아이들이 이런 상황을 보지 못하게 창문을 올렸지만, 상대 차의 일행들은 차에 얼굴을 들이밀고 아이들을 향해 "너희 엄마 아빠 부끄럽지"라며 "거지 차"라고 폭언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A씨 차량의 사이드미러를 발로 차 부러트렸다고 A씨는 전했다.
A씨는 "애들이 (그 일을 겪은 후) '우리 차가 왜 거지차냐고, 추억이 많은 차인데 왜 거지차라고 그러느냐'고 물어본다"며 "애들은 자다가 울면서 깬다. 그 아저씨가 다시 와서 아빠 죽일 것 같다고. 신랑도 많이 힘들어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애들은 심리 치료와 약물 치료를 하고 있다. 한 달이 지났지만 얼마나 더 치료를 해야 할 지 모른다"며 "평소처럼 뛰어놀고 밥 먹고 하다가도 '왜 우리가 거지지, 우리 거지 아닌데'라는 소리를 한다"고 했다.
A씨는 벤츠 운전자와 탑승자들을 고소한 상태다. 상대방도 A씨의 남편을 고소했다. A씨는 "이미 경찰에 고소해 사건이 진행 중"이라며 "아이들에게 두 번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동영상은 올리지 않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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