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거지라 똥차 미니" 맥라렌 차주 사과…경찰, 특가법 적용 검토(종합)

경찰은 22일 이른바 해운대 맥라렌 막말 사건과 관련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인터넷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TF초점] 인터넷 커뮤니티 '옥신각신'→형사사건 비화

[더팩트ㅣ윤용민 기자·부산=조탁만 기자] 부산 해운대의 한 도로에서 발생한 이른바 '미니-맥라렌 사건'이 세간의 공분을 사고 있다. 맥라렌 차주가 사과를 했지만 경찰은 우선 당사자들을 불러 수사를 진행할 방침이다.

모욕죄와 달리 협박죄의 경우 반의사불벌죄가 아니라 합의 여부와 관계없이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받는다. 만일 보복운전을 한 것으로 결론이 나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운전자 폭행 혐의가 적용된다.

22일 <더팩트>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이 사건은 지난 13일 오후 7시께 부산 해운대구 한 도로 오른쪽 골목에 있던 맥라렌 차량이 주도로로 진입하면서 발생했다.

당시 주도로에 있던 미니 차주는 맥라렌 차량이 무리한 끼어들기를 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맥라렌 차주는 미니 차량이 악의적으로 양보를 하지 않아 사고가 날 뻔 했다는 입장이다.

미니 차주 A씨는 전날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 '부산 해운대 갑질 맥라렌'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골목길에서 갑자기 맥라렌이 빠른 속도로 굉음과 함께 급정차 하며 끼어들었다"고 했다.

이어 "선루프 사이로 얼굴을 들이밀고 아이들에게 '얘들아, 너희 아버지 거지다. 그래서 이런 똥차나 타는 거다. 평생 이런 똥차나 타라'고 반복해서 욕설을 퍼붓고 돌아갔다"고 덧붙였다.

비난이 이어지자 맥라렌 차주 B씨 역시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에 반박 글을 올렸다.

B씨는 "제 차량이 빠른 속도로 굉음을 울리며 급정차하며 끼어들었다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며 천천히 진입했다"며 "뒤에 있던 미니 차주가 차량을 비켜주지 않으려고 제 차량을 가로막고 급브레이크를 밟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가 먼저 욕을 해서 저도 감정조절이 안 돼 같이 욕을 하게 됐다"며 "상대방 차에서 욕하는 소리가 계속 들려 '애들 있는 거 보고 참고 있다. 애가 뭘 보고 배우겠냐. 그러니까 거지처럼 사는 거다'라고 말한 게 자극적으로 와전된 것 같다"고 강조했다.

그래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B씨는 이날 오후 사과문을 올렸다.

B씨는 "정말 죄송하다"며 "잘못의 경중에 있어 제 잘못이 많이 크고 잘못된거라 깨우쳐주셔서 감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어젯밤부터 우리 가족 모두 단 1분도 눈붙이지 않고 제 잘못에 대한 생각, 제 잘못된 처신에 대한 생각을 많이 했다"며 "모든 법적인 처벌은 달게 받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너무 어린 생각에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아이들을 지칭하지 않는다 해서 아이들에게 상처가 안가겠지'라고 안일한 생각으로 내뱉은 말들이 아이들에겐 상처가 됐으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A씨는 지난 21일 부산 해운대경찰서를 찾아 협박과 모욕 혐의로 B씨를 고소했다. 경찰은 이 사건을 교통과가 아닌 형사과 강력팀에 배정해 협박이 성립하는지, 보복 운전을 했는지 등 관련 법리를 따져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하는 동시에 목격자들을 상대로 사건의 실체를 파악하고 있다"며 "우선 A씨를 불러 조사를 한 뒤 오는 24일 B씨를 소환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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