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여아 사건' 친모 자백, 프로파일러도 실패했다…공은 이제 검찰로

경북 구미에서 숨진 3세 여아의 친모 석모(48)씨가 17일 검찰 송치를 위해 구미경찰서에서 출발하고 있다. /뉴시스

[TF초점] 경찰 수사 마무리…사라진 아이 행방은 계속 추적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구미=이성덕 기자] "별의별 사건을 다 봤지만 정말 이런 사건은 처음 봅니다. 저희도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네요."(경북 구미경찰서 관계자)

"저는 애를 낳은 적이 없어요.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 제발 제 진심을 믿어주세요."('구미 여아 사건' 친모 석모(48)씨)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에 대한 경찰 수사가 마무리됐지만 여전히 사건의 전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경찰은 석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프로파일러까지 동원해 열흘간 집중 수사를 벌였지만 결국 자백을 받아내는 데 실패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7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인 석씨에게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체 유기 시도 정황을 확인했다"며 "석씨가 숨진 여아를 최초로 발견하고 다음날에서야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석씨도 이 부분(유기 시도)에 대해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지만 실제 유기를 하지는 못했다"며 "(어떤 방식으로 유기하려 했는지 대해선) 확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숨진 아이의 친모가 석씨라는 것과 그가 딸의 시신을 유기하려 했다는 정황을 확인한 것 말고는 특별한 수사 성과가 없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석씨가 수사 초기부터 이날 현재까지 줄곧 "아기를 낳은 적이 없다"며 출산 사실 자체를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다.

석씨는 이날 오후 검찰로 송치되면서까지 "믿고 신뢰하는 국과수인데, 제가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할때는 제발 제 진심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며 "저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어요. 진짜 낳은 적이 없어요"라고 호소했다.

'잘못한 게 아무것도 없느냐'는 취재진의 마지막 질문엔 "없어요. 정말 없어요"라고 소리까지 쳤다.

김한탁 경북 구미경찰서장이 17일 오전 대회의실에서 ‘구미 3세 여아 사망사건 검찰 송치에 앞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뉴시스

하지만 경찰은 DNA 검사의 오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경찰 관계자는 "검사 결과는 명확하다"며 "1차 검사에서 이미 3차례나 확인을 했고, 석씨의 요청에 따라 DNA 채취를 다시 새롭게 해 검사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DNA 샘플 채취도 숨진 여아의 신체 3곳에서 했다"며 "샘플이 바뀔 가능성이나 검사결과가 틀릴 확률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다만 경찰은 이날 오전 구미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을 받고 "아직 수사 중이고, 확인된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석씨가 바꿔치기한 아기는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다.

이 아기는 당초 석씨의 딸인 김모(22)씨가 길러 그의 딸로 알려졌다가, 이후 DNA 검사에서 석씨의 딸이자 김씨의 여동생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자신의 동생을 친딸로 알고 기른 셈이다.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지점은 석씨의 출산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라진 아기의 행방도 찾을 수 있다.

경찰은 석씨가 민간 산파도우미 등을 통해 출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를 이어갔지만 이렇다할 단서를 찾지는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송치했지만 사라진 여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며 "정말 많은 사건을 맡았지만 이런 사건은 처음"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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