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사체유기 혐의 추가 적용 검찰 송치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구미=이성덕 기자 ] "저는 애를 낳은 적이 없어요."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 홀로 방치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가 끝내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뒤늦게 친모를 구속하고 열흘간 집중 수사를 벌였지만 사건의 전모를 밝히는 데 실패했다.

경북 구미경찰서는 17일 숨진 3세 여아의 친모인 석모(48)씨에 대해 미성년자 약취 혐의 외에 사체유기 미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해 사건을 검찰로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추가 수사를 진행하면서 사체 유기 시도 정황을 확인했다"며 "석씨가 숨진 여아를 최초로 발견하고 다음날에서야 신고를 했다"고 설명했다.

석씨가 시신을 발견하고 곧바로 신고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체를 유기하려한 정황이 있다는 얘기다.

다만 석씨가 여전히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아기를 바꿔치기 한 이유와 다른 아기의 행방 등 주요 의혹들은 여전히 미스터리다.

이날 구미경찰서에서 열린 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쏟아졌지만 경찰은 "아직 수사 중"이라며 말을 아꼈다.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DNA 검사 오류 가능성에 대해선 "석씨가 체포 후에도 유전자 검사 결과를 부정해 다시 한 번 더 검사했지만 같은 결과가 나왔다"며 일축했다.

석씨가 바꿔치기한 아기는 지난달 10일 경북 구미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3세 여아다.

이 아기는 당초 석씨의 딸인 김모(22)씨가 길러 그의 딸로 알려졌다가, 이후 DNA 검사에서 석씨의 딸이자 김씨의 여동생으로 드러났다.

이미 구속된 석씨 모녀는 마치 입을 맞춘 듯 경찰이 제시한 DNA 검사 결과를 부인하고 있다.

석씨는 이날 검찰로 송치되면서까지 "이렇게 아니라고 이야기하는데 제발 제 진심을 믿어달라"며 "저는 아이를 낳은 적이 없어요. 진짜 낳은 적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사건에서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지점은 석씨의 출산 사실을 입증할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다. 그래야 사라진 아기의 행방도 찾을 수 있다.

경찰은 석씨가 민간 산파도우미 등을 통해 출산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이렇다할 단서는 찾지 못했다.

경찰 관계자는 "사건을 송치했지만 사라진 여아에 대해서는 계속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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