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집 광주궁도협회장 “활쏘기는 인문학의 한 축, 활터를 시민의 친숙한 문화공간 만들겠다”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광주 사직공원에 있는 활터 관덕정이 무예와 인문학, 그리고 기예를 닦는 융복합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지난 2월 10일 광주광역시 궁도협회장에 취임한 김상집 회장은 "고대로부터 맥을 이어온 우리나라 활쏘기는 우리만의 고유성을 보유하고 있는 민족 문화 자산이다"고 말하며 "관덕정을 단지 활쏘기만을 하는 체육 공간이 아니라 지역민과 가장 친숙한 복합문화 거점으로 활성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김 회장은 사서오경, 서예 등 인문학 강좌와 대금 등 음악수업, 24반무예 공연, 격구 등을 지역주민들과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정기적인 서예 전시, 국악 연주회 등을 펼칠 계획이다.
이처럼 관덕정 변화를 모색하는 김 회장의 계획은 우연히 떠오른 생각은 아니다. 조선시대 무과는 무예 6기와 강서 등 모두 7기예를 통과해야 한다. 여기에서 강서는 사서오경중 1서, 무경칠서중 1서, 통감․병요․장감박의․무경․소학 중 1서, 경국대전 등이다.
인문학 소양을 점검하는 시험과목이 무과에 포함돼 있는 것이다. 충무공 이순신이 ‘난중일기’라는 기록문학을 펴낼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같은 문무를 겸비한 인재를 뽑겠다는 무신 등용제도의 결과일 것이다.
김 회장은 "조선의 무예는 곧 ‘활쏘기’를 의미하였고. ‘조선의 무사’ 라 하면 곧 활을 잘 쏘는 무인을 뜻하는 말이다. 또한 무과에 강서를 보는 까닭은 문무를 겸비한 무장을 양성하기 위한 제도이며 병서를 통해 지략을, 유교경전을 통해 관리로서의 소양을 갖추게 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궁도가 품고 있는 이러한 인문성 때문에 지방 관아에는 대부분 활터를 낀 향청이 별도로 있어 이곳에서 문과와 무과의 초시를 치르기도 했다.
광주 사직동에 있는 향교와 사직공원의 활터 관덕정이 지근거리에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역사적 유래 때문이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활터는 이처럼 오랜 세월 육예의 한 축이었으며, 과거시험을 보던 장소였으며, 지역민의 교육과 문화공간이었음을 사서는 기록하고 있다.
김 회장은 "대대로 이어져 내려온 활터의 역사적 맥락을 복원해 단지 활쏘기만을 하는 체육 공간이 아니라 지역민과 가장 친숙한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대한궁도협회는 대한체육회 67개 산하단체 가운데 활쏘기 경기 종목을 관할하며 광주 궁도협회는 관덕정 활터의 운영과 관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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