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자취방 도망쳐 나와, 7번 수술...검찰, 징역 8년 구형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소변과 정액을 종이컵에 담아 마시게 했다", "망치로 때려 상처부위가 괴사돼 절단도 고려해야 한다", "몸엔 수십여 곳의 화상 자국이 남아 있다", "자취방에 감금해 게임을 시켜 돈을 벌어오게 했다" 등등.
믿기 힘들지만 지난해 가해자 A(28)씨가 경남 김해의 한 대학 동기인 B(27)씨에게 한 가혹 행위들이다. 이 사건의 뒷이야기를 <더팩트>가 단독 취재했다. 다음은 11일 오후 창원지방법원에서 열린 결심공판 이후 법원 앞에서 만난 B씨 가족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토대로 사건을 재구성한 것이다.
어머니의 끔찍한 기억은 지난해 당시 추석인 10월 4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자녀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중이다. 응급실로 급히 와달라"며 119에서 연락이 왔다.
급히 응급실을 찾아간 B씨 어머니는 아들의 벗은 몸을 보고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 않았다.
어머니는 기억을 더듬는 순간마다 힘들어 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억장이 무너졌다. 아들의 몸에는 수 십 군데 담뱃불에 지져진 화상 흉터로 도배돼 있었다"며 "칼에 베인 상처, 무언가에 묶여 있던 흔적 등을 봤다. 사랑하던 아들의 모습이 아니었다"며 고개를 떨궜다.
더욱이 망치로 수차례 내려쳐 상할대로 상해버린 무릎은 치료조차 받지 못해 괴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B씨는 경남 김해에 있는 한 대학교 동기 A씨의 폭행과 가혹 행위를 지난해 3월쯤부터 수개월동안 당해왔다.
전치 16주의 부상을 입은 B씨는 무려 7차례 무릎 수술을 받았고 화상 치료도 꾸준히 받아야만 했다. 다행히 B씨는 최근 퇴원을 하고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가족은 한 번 더 억장이 무너졌다. 아들은 감금 폭행을 당하던 친구의 집에서 도망쳐 길거리로 나와 쓰러졌던 사실을 알면서다.
경찰 한 관계자는 "만신창이로 쓰러져 있는 아들을 본 시민이 119에 신고했다"고 말했다고 어머니는 전했다.
어머니는 아들이 다친 것을 자신 탓으로 여겼다. 그는 "약 10개월 동안 아들이 집에 잘 들어오지 않고 친구 집에서 계속 생활했었다"며 "처음에 이해가 가지 않았지만 아들이 부모가 걱정을 할까봐 그랬던 것 같다"며 말끝을 흐렸다.
어머니는 아들이 친구 집에서 얹혀 살며 ‘눈칫밥’을 먹을까봐 생활비와 함께 밑반찬을 보내주곤 했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그저 죄송할 따름이다. 저에게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이 든다. 선처를 베풀어 준다면 친구와 친구 가족에게 죽는 날까지, 아니 죽어서도 죗값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A씨에게 징역 8년을 법원에 요구했다.
A씨 변호인 측은 "피고인은 전과가 없는 초범이다. 과거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과거의 폭력성이 빗대어져 이 같은 범죄를 저질렀을 것으로 보인다. 스스로도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변론했다.
A씨의 1심 선고공판은 오는 25일 열린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