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시, 경전선 전철화 철도노선 관련 뒷북행정 비판

이영란 순천시의원이 임시회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경전선 경전철 보성~순천구간 노선 관련 순천시의 대응이 뒷북행정이라며 질타하고 있다. /순천시의회 제공

이영란 의원 "예비 타당성 통과에 취해 아무런 대책 없어" / 시민들 "여러 정황상 순천시의 늦장 대응 납득할 수 없어"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순천시가 경전철 전철화 철도노선이 거의 결정되는 단계에 이르러서야 뒤늦게 도심부 관통 노선을 지중화하거나 우회노선을 제시하고 나서 뒷북행정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전선 전철화 사업은 지난 2019년 12월에 건교부의 용역에 의해 예비타당성 조사결과 통과했고 오는 6월이면 기본계획수립 용역이 완료되는 일정으로 추진되고 있다.

허석 순천시장은 지난 2월24일 입장문을 통해 "경전선 노선의 일부 구간인 보성~순천까지 철도노선 가운데 벌교에서 순천시 서면의 전라선으로 연결하는 우회노선이나 이사천 인근에서 순천역까지 지중화 노선으로 변경해 줄 것은 요구한다"고 발표했다.

허 시장은 또 "기존 노선을 활용하는 경전선 전철화 사업이 진행되면 도심의 평면교차로 10개소에 하루 46차례 열차가 지나게 된다"고 밝히고 "이럴 경우 교차로를 관통하는 일반 차량의 통행불편과 소음피해가 우려되고 7m 높이의 고압 전철 구조물로 인해 생태도시라는 순천시의 브랜드에 타격을 받게 된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문제는 순천시가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온지 1년 3개월이 지나도록 뭐했느냐는 비판의 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이다.

이와관련 5일 개회한 순천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5분 발언에 나선 이영란 의원은 "허 시장의 입장문에도 나와 있듯이 ‘예비타당성 통과의 낭보’에 취해 아무런 문제점과 대안을 생각하지 않았다가 뒤늦게 경전선 노선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나선 것은 무사안일이자 뒷북행정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오는 6월까지 완료되는 기본설계를 감안하면 다소 늦었지만 이제라도 순천시가 자체적으로 철저한 검토를 통해 명확한 방안을 제시해서 기본설계에 반영되도록 노력해달라"고 충고했다.

순천시는 이같은 늦장 대응을 만회하기 위해 경전선 전철화 사업의 문제를 바로잡겠다며 시민단체 토론회, 기관단체장 간담회, 시정 원로 의견 청취, 서명운동 전개 등의 일정을 계획하는 등 바삐 움직이고 있다. 시의회도 전철화 사업 개선 촉구 건의안을 준비중이다.

지난 4일 순천포럼 주관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경전철 전철화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독자제공

지난 4일에는 순천포럼 주관으로 시민사회단체들이 나서 "경전철 전철화 이대로 좋은가?"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는 도심지중화 안이 비중있게 다뤄졌고 대책위원회를 꾸린데 이어 강경한 투쟁 방안 등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순천시 관계자는 "경전선 보성~순천 구간의 예비타당성 관문을 통과했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이후 국토교통부나 전남도가 상황을 통보해 주지않아 기본설계 단계까지 온 것을 알지못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오는 3월 시민설명회를 한다’고 알려오는 것을 계기로 인지했지만 현 시점에서는 전 시민이 뭉쳐서 문제점을 시정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같은 순천시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은 "1조7천억원이 투입되는 경전철 건설은 지자체 입장에선 1세기에 한 번 있을 법한 초대형 국책사업인데도 일정을 알지못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순천시의 늦장 대응을 나무랐다.

낙안면에 사는 한 시민은 "지난해 1월 낙안면민과의 대화에서 낙안면장이 경전선 경전철 노선을 벌교의 경제권와 낙안읍성의 문화적 중요성을 살릴 수 있도록 경전선 노선 결정시 반영해 달라고 요청했고 역사이름도 벌교낙안읍성역으로 해 달라는 건의도 했었다"고 밝혔다.

민주당 당원임을 밝힌 한 시민도 "지난해 총선에 나선 서갑원 예비후보가 2019년 12월19일 순천역에서 총선 출마 출정식을 갖고 총선 1호 공약으로 경전선의 기존 보성~벌교~구룡~원창~순천역 구간을 폐지하고 보성~낙안읍성~개운역(전라선)을 연결하는 새로운 노선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여러 사람들이 경전선 노선과 관련한 제안과 요청을 했음에도 ‘순천시가 몰랐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의 말에 귀를 열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못마땅해 했다.

국토교통부의 경전선 건설 계획은 2021년 6월 기본계획수립용역 완료, 2022년 12월 기본 및 실시설계 완료, 2023년~2027년 토지보상 및 공사추진 등의 일정으로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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