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은 광주시민이 참 주체, 정치권‧시민사회‧기념재단 적극적 역할 찾아야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법안 통과로 가시화된 5·18 공법단체 설립이 단체 간 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광주시와 광주시의회, 그리고 시민사회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해소책을 찾아야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5·18민주유공자공법단체설립준비위(위원장 황일봉) 회원 50여명은 지난 달 25일 국가보훈처 광주사무소를 방문 항의집회를 열고 보훈처장 사퇴를 촉구했다.
보훈처가 이들 단체들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까닭은 5·18 3단체들이 공법단체설립 신청을 하기 위해서는 단체 간 동의서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점이다.
이에 대해 25일 시위에 나선 이들은 국회를 통과한 ‘5·18민주유공자예우 및 단체설립에 관한 법률’에도 없는 보훈처의 동의서 요구가 부당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보훈처의 이같은 단체 간 연대보증 요구에 이들이 격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것은 단체 간의 깊은 갈등 국면에서 상호 간 동의를 구하는 일이 현재로선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보훈처가 별다른 비상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연대 보증 원칙을 고수한다면 공법단체 설립은 첫 단추도 꿸 수 없는 요원한 과제일 수밖에 없다.
또한 동의서를 둘러싼 난제는 공법단체 설립 주체를 다투는 각 단체 내부의 내홍으로까지 번지며 더욱 꼬이고만 있는 상황이다.
사태가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얽히면서 시민사회 또한 공법화 과정에서 불거진 5·18 단체들의 불협화음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그러잖아도 5·18에 대한 폄훼와 왜곡이 도를 넘고 있는 판에 이번 일로 그 정도가 더욱 심각해지면서 광주시민 전체의 불명예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이다.
광주전남촛불시민행동 회원 A씨는 "사태가 방관만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다. 광주시, 광주시의회, 지역 민주인사 등 시민사회가 함께 나서서 비상구를 찾아야한다"고 말하며 "5·18의 주체 논쟁은 이미 낡은 담론이다. 광주시민이 5·18의 참 주체라는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한 "지금까지 5·18 정신계승에 통합자적 입장에서 핵심 역할을 했던 5·18기념재단이 이번 사태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게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된다"고 강조하며 "기념재단이 적극적인 역할을 모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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