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4차례나 침수 재산피해 ‘막대’…주민들 “올 여름이 벌써부터 걱정”
[더팩트 ㅣ 광주=박호재 기자] 2년여에 걸쳐 4차례나 침수피해를 입은 주민(광주 농성‧화정동)들이 피해방지를 위한 하수관로 신설공사를 요구했으나 공사 내용을 두고 주민대책위‧서구청·시공업체 간에 의견조율이 이뤄지지 않아 분란이 일고 있다.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로 253번길 서석고 일대는 상습침수지역이다. 2018년 7월 경에도 한 차례 침수피해를 입었지만, 2020년 7월 29일과 8월 7일~8일 이틀 동안 네 차례 걸쳐 침수되는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따라 주민대책위는 침수피해 발생의 원인으로 꼽히는 복개된 지하 군분천의 구 교량 구간의 교각을 철거하고 재설치를 해야하지만 중장기적 계획이 필요해 당장 시공하기 어렵다면 그 대안으로써, 서석고 일대에서 모아진 물이 군분천과 만나는 곳(서구 군분로 221) 앞에 있는 맨홀을 차단하고 상무대로를 횡단하는 독립관로를 신설해 기존관로(D1800)와 연결해 줄 것을 요구해왔다.
주민대책위의 요구사항은 광주광역시가 2010년부터 백운광장, 무등시장, 서석고, 기아자동차 유역의 침수방지를 위해 총 연장 10.7km에 시공하는 ′극락천유역 하수관거 정비사업 기본계획′과 일치한다. 주민대책위에 따르면 이 공사 또한 알 수 없는 석연찮은 이유로 서석고 주변 구간만 시행하지 않아 침수피해를 가중시켰다.
이를 위해 주민대책위(이하 주민대책위)는 17일 ′서석고 주변 침수피해방지를 위한 하수관로 신설공사′와 관련하여 광주서구청 하수과 및 시공사 관계자를 초청하여 제4차 주민설명회를 열었으나 쟁점에 대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주민들의 원성을 샀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서구청은 상무대로 미 횡단 시 공사비 및 공기를 단축‧절감할 수 있다′는 주장을 내세워 무대로 횡단 시공은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혀 주민들이 격하게 반발했다.
서구청의 늑장 대응도 도마위에 올랐다.
주민대책위는 "그동안 여러차례 침수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청은 무대책으로 일관하다 지금에 와서야 공사비 과다와 공기단축을 이유로 주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묵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시공업체의 태도도 주민들의 원성에 기름을 부었다.
시공을 맡은 신성산업개발 측은 "기술적으로 충분히 가능하지만, 결국 비용의 문제로 상무대로 횡단 시공을 할수가 없다"고 입장을 밝히면서 " 2~3천만 원에 불과한 용역비와 총사업비 10억 내에서의 제한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목적이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사업을 포기하겠다"고 까지 으름장을 놓아 주민들의 격분을 샀다. 이에 대해 주민대책위 박형민 대표는 "근본적인 침수방지대책은 뒷전에 두고 실적 쌓기에 급급해 사전에 정한 예산에 짜 맞추기식 하나마나한 공사를 강행해 결국 건설사만 배 불리는 부실공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서 박 대표는 "장마철에는 최상단까지 만수위는 물론, 견디다 못해 역류되는 상황인데, 상무대로를 횡단하지 않고 배수관로를 중간부분에 연결하는 것은 오히려 역류를 가중시켜 공사 이전보다 훨씬 더 위험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서구의회 전승일 의원은 "서구 예산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나, 예산에 맞추기 위해 공사가 부실화되어서는 안 된다. 추경 편성 또는 광주시에 추가 예산을 요청하더라도 최대한 주민의견을 반영한 안전한 공사가 되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가 3시간이 넘는 치열한 토론을 거치고도 결론을 내지 못한 채 끝나자 주민들은 서구청의 무성의한 행정을 비난하면서 ′항구적인 침수대책을 바라는 주민청원′ 운동을 펼치기로 했다.
결과없는 설명회를 마치고 발길을 돌리는 주민들은 "다가올 여름이 벌써부터 걱정이다"고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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