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바이든을 평양으로 초청하라"…'바이든 시대 한반도의 길' 출간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최재덕 원광대 교수와 함께 바이든 한반도의 길 책을 출간했다. /전주=이경민 기자

이재명 경기지사 "대결에서 평화로 제재에서 협력’으로 전환할 방안을 제시한 책" 평가

[더팩트 | 전주=이경민 기자]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이 최재덕 원광대 교수와 함께 ‘바이든 한반도의 길’ 책을 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정동영 전 장관은 최재덕 교수와의 대담을 통해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함께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할 결정적 시기가 도래했다"고 진단하고 포괄적 해법을 통한 북핵문제 해결과 바이든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제안했다.

이 책은 정 전 장관이 2003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바이든 의원과 북핵문제를 놓고 벌인 2시간여의 토론을 통해 파악한 외교주의자 다자주의자로서의 바이든의 모습과 대통령 취임 이후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에 대한 전망을 제시하고 있다.

정 전 장관은 이후 통일부장관 겸 NSC위원장으로서 미국의 반대를 뚫고 개성공단을 준공 가동시켰을 뿐만 아니라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을 비롯해 미국의 체니 부통령, 파월 국무장관, 라이스 국무장관, 럼스펠드 국방장관, 펠로시 하원의장, 키신저 박사 등 기라성 같은 외교안보 수장들과의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한반도의 냉전구조 해체를 추진했던 경험을 이 책에서 풀어놓았다.

정 전 장관과 함께 대담을 이끌어간 최재덕 교수는 북경대학에서 중러관계와 미중관계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은 국제정치학자이며 중국의 개혁 개방시기에 심천과 홍콩에서 기업의 주재원으로 일하며 실물경제를 체득한 중국전문가이다.

특히 책 발간과 관련 전직 통일부장관들과 저명한 지식인들의 추천의 글을 보면, 임동원 전 장관은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핵심 문제들을 총망라하여 포괄적으로 잘 정리한 것을 높이 평가하고,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흥미진진하게 서술한 책으로, 솜씨가 놀랐다고 했다.

백낙청 서울대 석좌교수는 "바이든 시대를 맞으면서 기적의 재연에 대한 부질없는 기대를 접고 한층 정상적이고 전방위적인 외교 노력을 수행할 일이 절실해 졌다"면서 "이런 시기에 읽기 쉽게 펼쳐내는 경험담과 경륜은 정부의 외교 노력을 다그치고 감시하는 동시에, 스스로 공공외교의 일익을 맡아야 할 한국의 시민들에게 소중한 참고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9.19 공동선언을 만들고, 개성공단을 시작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미·중 패권 경쟁이라는 달라진 상황 속에서 ‘대결에서 평화로 제재에서 협력’으로 전환할 방안을 제시한 책이라"고 추천의 글을 남겼다.

이 책은 바이든 시대가 가져올 변화들과 한반도에 냉전해체의 기회가 왔음을 냉철한 분석을 통해 제시하고 있다.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의 미국 외교인사와의 환담장면. /전주=이경민 기자

첫째, 대한민국은 왜 미국 대선에 집중하는가?

미국은 남한에 막강한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에 주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면서, 북한의 가장 중요한 협상 대상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미국 대통령이 어떤 사람이 되는가에 따라 우리의 운명이 직접 영향을 받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했다.

둘째, 바이든은 누구인가?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우선주의의 그림자를 지우고 다시 글로벌 리더의 자리로 돌아갈 것을 예고했고, 바이든 시대에 세계인들은 트럼프 시대에 일탈했던 상식과 보편적 가치로 회귀하는 미국을 다시 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셋째, 한반도 비핵화는 비현실적인가?

오바마 정부 때 국무장관을 했던 힐러리 클린턴이 퇴임한 후에 골드만 삭스라는 금융기관에서 비공개 연설을 할 때 "북한이 주기적으로 문제를 일으키고 있지만 나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오히려 미국의 입장에서는 반길만하다"고 하면서. 이것이 미국의 속내, 본질이다. 또한 2005년 9월 김정일 위원장이 핵 포기를 결단하고 베이징 6자회담 9.19 공동성명에 서명했을 때, 미국의 네오콘은 깜짝 놀라 이를 무산시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고 했다.

넷째, 바이든을 평양으로 초청하라!

싱가포르에서 하노이 그리고 판문점으로, 이제 평양에 갈 차례이다. 트럼프-김정은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3가지 핵심,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과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완전한 비핵화 합의를 인정하고, 단계적 점진적 해법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실무협상과 고위급 회담을 거쳐 바이든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하는 시나리오를 만들면 한반도 냉전 해체가 현실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다섯째, 한반도 문제는 한반도인이 결정한다!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서 손을 맞잡았다는 것은 중국, 미국, 일본, 러시아에 대해서 "봐라. 한반도 문제에 대한 결정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남북한 한반도인이 하는 것이다"는 메시지를 온 세계에 천명하는 계기였다. 1972년 남과 북이 분단 이후 최초로 7.4 공동성명을 통해 선언했던, 3대 원칙 자주, 평화, 민족 대단결의 원칙을 백두산에서 다시금 천명하고, 후속 조치에 나섰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안타까움이 너무 크다고 했다.

이번 책에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은 "바이든 행정부는 북핵문제를 외면할 수 없을 것이다. 우선순위 문제에서 이란 > 중국 > 러시아 > 북한 > 순으로 밀리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이 나서서 전방위 외교를 통해 우선순위를 끌어올리고 본격적인 협상을 성공시켜야 할 시기가 도래했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국제정치의 세계는 어제의 적이 오늘의 친구가 될 수도 있다. G-7 국가에 필적하는 국력을 가진 대한민국이 하기에 달렸다. 지도자의 철학과 리더십이 중요한 시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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