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대구=박성원·이성덕 기자] 지난해 10월 서울에서 아동학대로 사망한 ‘정인이 사건’이 전 국민의 공분을 사고 문재인 대통령도 신년 기자회견에서 대책마련을 강조했다.
이에 정부차원에서 위기아동의 조기발견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대피해 아동 발견 이후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마련도 필요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학대피해 아동을 발견해 각 지자체와 유기적인 협력으로 적극적인 대처 방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대구시는 지난달 13일 구·군에 아동학대 전담공무원(35명)과 아동보호전담요원(33명)을 조기 배치하겠다고 밝혔고, 달서구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팀에 아동학대전담공무원 10명, 전담요원 2명이 구성해 운영 중이다.
대구 달서구청은 보건복지부로부터 1분기에 학대피해 예상 아동(0세~만18세) 250명을 안내받고 구청 공무원이 직접 가정을 방문해 아동 상태를 확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안재근(더불어민주당, 서울도봉갑)의원이 보건복지부로 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행복지원시스템의 학대피해아동 발견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행복지원시스템을 통해 9만7,855명이 점검대상으로 선정됐고, 이 중 8만9,699명(91.67%)을 조사했다. 이 중 복지서비스 연계를 지원한 사례가 2천266명, 학대의심 신고로 이어진 사례는 52명으로 학대피해아동 발견율은 조사대상 대비 0.06%에 그쳤다.
행복지원시스템의 학대피해아동 발견율 0.06%는 2019년 평균 아동학대 발견율 0.38%보다 크게 낮아 행복지원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하게 드러났다.
대구대학교 사회복지학과 이진숙 교수는 "나이가 어린 아동의 경우 자신의 의사 전달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아동학대 등 특수분야의 경험치가 부족할 경우 직접 현장에 나가 상황을 파악하더라도 문제점을 못 찾을 수 있다"라고 했다.
순환 보직인 공무원은 전문성이 떨어져 현장에서 아동학대 의심정황을 빠르게 파악해서 학대피해아동을 구별하기가 쉽지 않아 아동학대와 관련해 전문 교육을 받고 경험치가 충분한 전문가가 현장에 배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미 행복지원시스템의 한계가 명확히 드러난 만큼 정부는 이에 대한 대책마련과 학대피해아동 전문가를 육성하는데 좀 더 행정력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