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 ‘명판갈이’ 여전...중소기업 지역경제살리기 목적 무색해져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물품들의 명판갈이(제품명만 살짝 바꿔 올리는 수법)가 여전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으로 지역경제 살린다는 본래 목적이 무색해지고 있다. 사진은 나라장터에 올라온 제보자가 제공한 직생위반물품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물품들의 명판갈이(제품명만 살짝 바꿔 올리는 수법)가 여전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으로 지역경제 살린다는 본래 목적이 무색해지고 있다. 사진은 나라장터에 올라온 제보자가 제공한 직생위반물품

신고나 제보가 있을때만 직생위반건 조사...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물품들의 명판갈이(제품명만 살짝 바꿔 올리는 수법)가 여전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으로 지역경제 살린다는 본래 목적이 무색해지고 있다.

28일 조달청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직접생산 위반 건(일명 명판갈이 된 건)은 총 27건에 달한다. 문제는 이런 위반 건들이 조달청의 자체검증으로 파악된 건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다 <더팩트>에 제보해온 것만 해도 10여개의 물품들을 다른 업체에서 이름만 살짝 바꿔서 나라장터에 올라가 있었다. 심지어 같은 제품인데 이름만 바꿔 100만원이나 가격차이가 있는 것도 있었다.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라오는 물품들의 명판갈이(제품명만 살짝 바꿔 올리는 수법)가 여전해 지역 중소기업 제품 우선으로 지역경제 살린다는 본래 목적이 무색해지고 있다. 사진은 나라장터에 올라온 제보자가 제공한 직생위반물품

제보자 A씨는 "같은 물품인데도 다수의 업체가 제품명만 바꿔 조달청 나라장터에 버젓이 올려 입찰에 참가하고 있다"며 "제대로 관리감독이 되고 있다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대구지방조달청 관계자는 "지방청에서 나라장터에 입찰 물품을 올릴 때 물품 검수는 하지 않는다. 지방중기청에서 발급한 업체에 대한 증명서만으로 적합 업체를 선정하는 시스템"이라고 밝혔다.

또한, 조달청 본청에서도 나라장터에 올라가는 물품에 대한 검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조달청 관계자는 직접생산 위반에 대한 관리가 어떻게 이뤄지는냐는 질의에 "공정조달관리과에서 ‘불공정 조달행위 신고센터’에 신고 된 내용을 조사하거나 언론보도·제보·신고조사 등을 활용해 업계 전반에 대한 조사가 필요한 경우 조사한다"고 답변했다.

<더팩트>의 취재를 정리해보면 조달청 본청은 신고나 제보에 의해서만 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조달청 자체적으로 직접생산 위반 물품에 대한 검증은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지방청도 직접생산 위반 물품에 대한 검증은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조달청의 이런 구조는 중소기업청의 확인서만 있으면 직접생산 물품이 아니라도 이름만 바꿔 조달청 나라장터에 올릴 수 있어 불공정 조달행위를 무방비로 방조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지난 국감에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두관 의원(경남 양산시 을)가 조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의하면, 조달청이 불공정 조달행위에 대한 조사권을 받아 공정조달관리과를 설치한 2017년 이후, 2020년 9월까지 발각된 불공정행위는 총 522건으로, 직접생산 위반 271건, 납품규격 위반 101건, 가격관리 위반 25건, 원산지 위반 12건, 허위서류 제출 11건, 기타가 102건으로 집계됐다.

이에 김두관 의원은 "조달업체의 관리감독 강화와 업체가 직접생산 기준을 위반할 경우에는 입찰참가 제한을 더 강하게 하고 이를 적극 홍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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