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광덕운수, 택시 인수가 등 노사간 합의점 못찾아 갈등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 지난 2017년 수도권에서부터 시작된 택시업계의 협동조합 전환 움직임이 최근 경남지역에서도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협동조합 설립 과정에서 택시 인수가격 등을 놓고 노사간 갈등을 빚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경영난 처한 법인 택시회사→협동조합 택시회사로 전환 움직임
택시업계는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카카오 택시 등)이 등장하면서 기존 법인 택시회사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설상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승객이 급감하면서 택시업계의 경영난은 더욱 심화됐다.
이에 전국적으로 법인 택시회사들이 '택시협동조합 택시회사'로 전환하는 추세다.
택시협동조합은 기존 택시회사 노조가 회사를 인수해 협동조합을 세우고 택시기사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해 공동주주제로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택시기사들은 조합비와 세금만 부담하면 나머지 매출을 개인 몫으로 가져갈 수 있다. 다만, 택시협동조합을 설립하려면 기존 회사를 인수해 폐업해야 한다.
택시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은 단위사업 중심에서 규모화시켜 산업 차원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되면 새로운 플랫폼 비즈니스 택시 업계와 서비스 경쟁은 물론 제휴 가능성도 생긴다.
또 기존의 고용 불안정을 해결하고 택시기사들이 회사의 주주가 돼 의사결정권을 갖게 된다. 이러한 구조가 안정화되면 노동자는 물론 이용자도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어 윈윈할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택시협동조합을 성급하게 설립하게 되면 인수금 마련을 위한 무리한 금융권 대출 등 부작용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창원 광덕운수의 협동조합 전환 성공 여부 주목
최근 경남의 30여개 법인 택시회사들도 경제적 어려움으로 택시협동조합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 창원 소재 광덕운수(주)가 다음달부터 택시협동조합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해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광덕운수에는 택시기사 5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광덕운수 측은 지난해 7월 최초 제안에서 택시 인수금을 대당 약 4000만원씩을 제안했다. 이에 노조 측은 차량 인수가가 지나치게 높다며 반발, 총 8차례의 협상을 거쳐 인수금 3200만원에 차고지 1년 무상임대 조건으로 합의하는 듯했다. 그러나 개별합의 과정에서 기사 56명 중 18명이 새로운 조건을 제시하면서 합의하지 았아 최종 타결되지는 않았다.
현재 이들은 창원시청이 택시 양도양수 신고 수리를 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은 전체 기사들에 대한 해고통보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광덕운수 관계자는 "법인을 협동조합으로 전환하는 과정에 거쳐야 할 절차일뿐"이라며 "몇몇 기사들이 계속 새로운 조건을 요구하며 협상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또 신고제로 운영되는 택시 양도양수를 방해하고 있어 회사 운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창원시 안전건설교통국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일반택시 양도양수 신고 업무처리는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기준에 따라 처리한다"며 "법상 사측의 고용 승계 의무는 없으며, 법적 요건이 되면 양도양수 신고 수리에 문제가 없는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만, 광덕운수의 경우 사측과 조합원 가입을 거부하는 일부 기사들이 합의점을 내놓지 못해 현재 이를 중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원만한 합의를 이뤄 경영난을 해소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 택시 관계자는 "현재 경남지역의 상당수 택시회사가 협동조합으로의 전환을 앞두고 있는데 광덕운수와 비슷한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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