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위기의 부산·경남 ‘길’③] 천문학적 경제효과 '2030부산월드엑스포' 가능성은?

부산 해운대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2030 부산월드엑스포 컨퍼런스. /부산시 제공

"가덕신공항 조속 건설·군 시설 이전이 관건"…러시아 모스크바 등 7개 도시와 경쟁할 듯

[더팩트ㅣ부산=김신은 기자, 경남=강보금 기자] ‘생산유발효과 4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원, 일자리 창출 50만명…’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행사로 꼽히는 월드엑스포를 부산에 유치하게 될 경우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다. 월드엑스포 유치는 부산을 넘어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직면한 국내 전반의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의향을 공식 표명하고 이를 국가사업으로 확정했다. 올해 12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면 2022년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하고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실사를 통해 개최도시가 확정된다.

이에 부산시도 엑스포 유치전에 본격 돌입했다. 경쟁 예상 국가들의 동향을 파악해 부산만의 강점을 살린 차별화된 주제 선정과 입지경쟁력 수립 등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공항 접근성과 행사장 면적 확보다. 그러나 오거돈 전 부산시장 사퇴 이후 시정을 이끌어 온 투톱인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오는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연달아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유치신청을 앞두고 시정 공백으로 인한 차질이 우려된다.

◇어디까지 진행됐나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는 2014년 7월 부산시 주도로 시작돼 2019년 5월 국가사업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12월에는 범정부유치기획단이 출범해 국가 차원의 본격적인 유치 추진체제가 가동됐다. 올해 12월 기본계획 수립 용역이 완료되면 2022년에 유치계획서를 제출하고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BIE) 현지실사를 통해 개최도시가 확정된다.

부산시는 정부가 지난달 1일 국제박람회기구 총회를 통해 2030 부산월드엑스포 유치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히면서 엑스포 유치전에 본격 돌입했다. 이날 열린 제167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소속의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기획단 조영신 부단장은 정부대표 자격으로 부산 유치 의향을 표명했다.

조 부단장은 BIE 169개 회원국 관계자들에게 "현재의 부산은 아름다운 경관 및 세계적 수준의 관광 인프라로 유명할 뿐만 아니라 K-Pop과 영화,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비롯해 다양한 국제 행사와 전시를 개최하는 도시로 변모했다"면서 "가까운 미래에는 한국이 자랑하는 디지털 기반의 기술을 활용해 미래형 스마트시티로 변화할 것이며, 한국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보여주는 부산이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최적지"라고 부산의 매력과 부산월드엑스포의 미래 비전을 설명했다.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우리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의지도 밝혔다. 조 부단장은 "한국 정부는 이 세계박람회가 우리 모두에게 특별한 행사가 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할 것"이라며 "우리 시대의 긴급한 도전을 다루고 BIE 세계박람회의 정신에 부합하는 주제를 비롯해 모든 관련 세부사항이 포함된 공식 신청서를 내년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공식 유치 표명은 부산이 대한민국을 대표해 엑스포 유치를 위한 세계 경쟁무대에 당당히 서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와 부산시는 앞으로 경쟁 예상 국가들의 동향을 파악해 체계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유치 ‘승기’를 잡기 위한 전략은

현재까지 유치 의사를 밝힌 국가는 한국(부산)과 러시아(모스크바)다. 정부와 시는 앞으로 캐나다(토론토), 미국(휴스턴 또는 미네소타), 프랑스(파리), 네덜란드(로테르담), 아제르바이잔(바쿠), 중국(광저우 또는 톈진) 등 6개국이 유치전에 더 뛰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공적인 유치를 위해서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급변한 시대에서 2030 월드엑스포가 인류에게 어떤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지, 차별화된 콘텐츠와 구성을 준비하는 것이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는 산업부, 외교부 등과 부산 유치를 위해 긴밀히 협력한다는 방침이다. 부산만의 강점을 살리고 시대 트렌드를 반영한 차별화된 주제 선정과 입지경쟁력 수립 등을 위해 각계각층의 전문가들과 시민들의 아이디어를 모아 정부와 협력해 전략을 수립해 나간다는 것이다.

또한 정부와 대한상공회의소, 부산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상공계의 적극적인 협력을 통해 기업 참여를 최대한 끌어낼 계획이다. 유치 교섭활동의 실질적인 주체가 될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한 ‘중앙유치위원회’ 구성이 시급한 과제다. 실제 ‘2025 오사카엑스포’ 사례를 보면 공식파트너와 스폰서만 190여개 기업이 참가했고, 지역 경제단체연합과 함께 발로 뛰어 유치에 성공할 수 있었다.

입지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미군 55보급창 등 군 시설 이전 문제에 대해 시민들의 공감대 형성과 지지를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마지막으로 성공적인 유치와 개최를 위한 필수 요건인 가덕신공항 건설을 위해 가용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2029년까지 반드시 공항을 완성하겠다는 입장이다.

2010 상하이엑스포 전시장 전경. / 부산

◇개최 효과는

월드엑스포는 인류의 과학적, 문화적 성과와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세계인의 축제다. 월드컵 올림픽과 더불어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로, 이런 대규모 국제행사 개최는 국가 경제의 성장동력으로 작용한다.

실제 2010년 상하이엑스포는 110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63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2015년 밀라노엑스포는 63조원의 경제적 효과와 1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한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올림픽이라 할 수 있는 엑스포 유치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심각한 타격을 받은 경제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며, 해양 글로벌 도시 부산의 위상을 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이 밖에도 국가브랜드 제고와 국민소득 5만달러 시대 도약, 4차 산업혁명 선도, 산업 및 연관기술 연계 발전, 동남권의 제2경제권 부흥과 국가 균형발전 촉진 등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이 유치에 성공하면 2030년 5~10월 부산 우암·자성대 부두 등 북항 일원 266만㎡ 부지에서 개최되는데 참가국은 200개국, 관람객은 총 5050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생산유발효과는 43조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18조원, 일자리 창출은 50만명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문가들은 추정 결과보다 배 이상 능가하는 유·무형의 효과가 있을 것으로도 내다보고 있다.

◇美 55보급창 이전 그리고 가덕신공항 건설

엑스포 유치를 위해선 미군 55보급창 이전과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건설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지만, 이달 5일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사표를 낸 데 이어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도 26일 사퇴할 예정이어서 시정 공백으로 인한 업무 차질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유치신청서를 제출하려면 중앙유치위원회 구성과 유치 전략 마련 등을 위한 시간이 촉박하다. 또 엑스포는 가덕신공항 추진의 핵심 동력이 된다는 점에서도 유치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나 올해 본격적인 해외교섭 활동과 범국민적 유치 붐업 조성으로 유치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던 변성완 권한대행이 4월 7일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이달 26일 사퇴한다. 앞서 5일에는 박성훈 경제부시장이 사표를 내고 국민의힘 입당절차를 마무리한 후 13일 부산시 선관위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엑스포 유치를 위해서는 미군 55보급창과 8부두의 이전이 필수적인 요소다. 부산월드엑스포 예정지인 북항 일대의 면적은 140만㎡로 앞서 개최한 상하이와 올해 개최하는 두바이, 개최 예정지인 오사카보다 면적이 작기 때문에 ‘감점 요인’이 된다. 2023년 국제박람회기구 현장 실사 전까지 이 2곳의 군 시설 이전을 통한 면적 확보가 시급하다. 시는 마스터플랜 용역이 완료되는 올해 말까지 정부 차원의 이전 방침을 이끌어낸다는 방침이다.

엑스포 개최지 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 중 하나는 공항 접근성이다. 이에 가덕신공항의 조속한 건설은 필수적이다. 시는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면 2030년 부산월드엑스포 개최 전까지 가덕신공항 완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가덕신공항 건설 촉진 특별법’이 지난해 11월 더불어민주당 의원 136명과 국민의힘 부산지역 의원 15명에 의해 발의됐다.

특별법은 다음 달 열리는 임시국회의 표결을 앞두고 있다. 통과될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등 각종 행정절차 간소화를 포함해 국가의 재정지원을 받아 사업 추진에 날개를 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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