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성곤 김해시장 '구청제 도입' 공약 아직 유효할까?

김해시는 지난 2014년 인구가 50만명 이상으로 급증하면서 구청제 도입에 대한 여론이 대두됐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기조와 재정적 부담 때문에 구청제 도입이 쉽지 않아 보인다. /김해=강보금 기자

김해시 "구청제 도입 아직 검토할 사안 아냐"…'작은 정부' 기조 속 아직은 '시기상조'

[더팩트ㅣ김해=강보금 기자] "인구 100만 도시에 대비하고 김해시민들의 삶의 질과 품격 높은 행정서비스를 위해 김해에 행정구청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지난 2014년 김해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한 허성곤 김해시장이 후보 시절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한 공약 중 하나다.

당시 허 시장은 "인구 50만 이상의 대도시는 대부분 구청제를 실시하고 있다. 김해시를 구청제로 조정해 주민들의 민원은 가까운 구청에서 행정서비스하고, 본청은 정책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하면 현행 인력 범위 내에서 합리적인 행정체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청제 도입 문제는 행정수요 증대에 따른 것으로 김해시의 인구 증가와 인프라 보충, 시민의 복지·생활·안전 등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또 의생명산업, 스마트 제조혁신 등 다각적인 산업에 대응해야 하는 점도 행정체계 변화의 주요 요인이다.

김해시는 19개 읍면동(본청 1, 출장소 1)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김해의 인구는 지난 2011년 50만명을 넘어서며 현재까지 꾸준히 늘어나 2020년 12월 기준 54만2338명에 달한다. 특히 지난해 청년인구 2515명이 순유입되고 다문화인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인구와 산업수요을 모두 부담하기엔 읍면동 체제에 무리가 있다며 구청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장유동의 경우 지난 2005년 인구가 10만명 이상 늘어나면서 출장소를 설치해 시민의 불편을 해소해왔다. 장유출장소는 본청에서 위임받은 사무를 수행하는 행정기관으로 주민센터에서 처리할 수 없는 건축, 공원관리, 부동산 등과 관련한 인허가 등의 업무를 한다.

다만, 김해시 내 출장소가 장유동 1곳에만 설치된 실정이어서 신도시 개발로 인구가 늘고 있는 진영읍과 주변 한림, 진례면의 행정수요를 효율적으로 감당할 수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종근 의원은 "진영읍과 진례면, 한림면은 시청과 거리가 멀리 떨어져 있어 각종 인허가 및 신고 민원 등을 처리하기가 매우 불편한데다 도로·교통·청소 등 현장민원의 경우 출장소가 있는 장유지역에 비해 행정서비스의 질이 현저히 낮아 진영출장소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7대 김해시장에 당선된 이후 재선까지 지난 5년간 시정을 이끌고 있는 허성곤 시장의 공약사항인 '구청제 도입'은 아직 추진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관계자는 "김해시 인구가 급속하게 늘어 50만 선을 넘어설 당시 시민들에 의한 '구청제 도입' 요청이 빗발치면서 선거에서 여러 후보들이 이를 공약으로 검토했다"며 "현재 구청제 도입을 검토하지는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해시는 구청제 도입 문제는 '작은 정부'를 추구하는 정부 방침에 따라 검토사항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구청제 도입에는 최소 수백억원의 예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재정적인 어려움도 따른다.

이 관계자는 "행안부의 정책 기조에 따라 김해시도 구청제 도입이 아닌 맞춤형 복지와 기존 읍면동 조직의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올해부터는 맞춤형 행정에서 나아가 찾아가는 복지와 행정서비스로 행정수요를 보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만, 행정의 효율성, 경제성, 능률 등을 생각할 때 행정개편이 필요한 시기가 올 수 있다. 그렇지만 급진적인 행정개편을 하게 되면 또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 시간을 두고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현행 지방자치법에는 인구 50만명 이상의 기초지자체는 일반구를 둘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작은 정부' 기조에 따라 지난 2008년 이후 일반구 설치가 전면 불허되고 있다. 현재 인구 50만명이 넘는 도시 중 대도시 행정체제를 갖추지 못한 곳은 김해시와 화성시, 남양주시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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