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면접과 수능 최저 등급 완화 한 몫 / 읍·면 소재 시골 고교 희망의 새싹 돋아
[더팩트ㅣ순천=유홍철 기자] 전남도내 고교의 서울대 합격자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읍‧면 소재 고교의 선전이 두드러진 반면 순천, 여수, 목포 등 도내 3대 도시권 고교의 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읍‧면 소재 고교생들이 힘겹게 노력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서울대가 블라인드 면접과 수능 최저 등급 완화 등의 입시제도 변경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남도내 고교에 따르면 각 대학 수시모집의 추가합격자 발표까지 끝난 12일 현재 2명의 합격자를 낸 고교는 순천여고와 부영여고를 비롯 목포 영흥고와 홍일고, 화순 능주고 등 모두 5개 고교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3명 이상 합격자를 낸 고교는 없다.
이번 서울대 합격자 현황에서 순천시내 10개 인문고교 중에서 1명의 합격자를 낸 고교는 5개교에 그쳤고 나머지 5개 고교는 합격자가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특히 순천시내 고교의 합격자 수가 지난 2년동안 17명, 11명의 합격자를 냈으나 올해는 6명에 그쳐 큰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목포의 경우도 10개 인문계 고교 중에서 영흥고와 홍일고 등 5개 고교만이 합격자를 냈고 나머지 5개교는 합격자를 내는데 실패했다.
여수시 관내 8개 인문고교 중에서 3개교만이 서울대 합격자를 배출했고 나머지 고교는 합격자를 내지 못했다. 광양시 도심권 고교들도 합격자를 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전남도내 도심권 인문계 고교들의 서울대 수시입시 성적이 예년에 비해 다소 저조한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에 반해 광양시 광양읍에 위치한 광양여고와 광양고는 각각 1명씩의 합격자를 낸 것을 비롯 벌교고, 봉황고, 화순고, 학다리고, 장흥고, 장성고, 광영고, 담양고, 나주고 등 읍‧면소재 고교와 시단위라도 소도읍 소재 고교들이 서울대 합격자 대열에 합류했다.
이같은 소도읍 학생들의 선전은 서울대가 올해부터 블라인드 면접을 실시한 탓에 시골학교 출신 학생에 대한 편견없는 면접이 시행된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또 수능 최저 등급을 4개 영역 중에서 기존 3개 영역의 합산 6등급에서 9등급으로 완화함에 따라 최저 등급에 걸려 탈락했던 소도읍 출신 고교생들이 상대적으로 낮아진 문턱을 무난히 통과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순천여고 이영광 3학년 담당교사는 이같은 현상에 대해 "수능 최저등급 적용되는 지역균형과 일반전형 합격자라는 전제에서 시골학교 출신 합격자들이 많아진 것이라면 서울대 입시전형 변화와 코로나19의 영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일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분석했다.
목포시내 고교 한 입시관계자는 "지역 학교간 성적차이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읍‧면소재 고교생들이 잘 적응해 나갈수 있을지 우려도 있지만 입시제 변화가 시골학교 학생들에게도 서울대에 합격할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준다는 점에서 긍정적 요소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교별 서울대 합격자 현황에 대해서 전남도교육청은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교육청 관계자들은 상위권 학생에만 편중된 교육을 지양하고 있고 서울대 합격 여부는 교육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세워 서울대 합격자 현황을 애써 외면하고 있다.
일선 교단 일각에서도 의치대 합격자의 성적도 서울대 합격자 수준을 능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측면에서 의치대 합격자 수가 제외된 서울대 합격자 숫자가 각 고교의 성적 우수자의 수준을 대변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이와함께 서울대 합격자 수가 교육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각 고교가 3년간 교육농사를 지은 결과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지표가 될 수는 있다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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