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 난립 야권 vs 기죽은 여권…최종 승자는 누구?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오는 4월 치러지는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3개월가량 앞두고 있는 가운데 여야의 사정은 매우 다르다. 지난해 4월 민주당 소속이던 오거돈 전 부산시장이 여직원을 성추행한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히고 사퇴하면서 치러지는 보선의 성격상 여권에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권으로선 악재지만 야권에선 호재로 작용한다. 이를 나타내듯 국민의힘에선 너나 할 것없이 후보 난립 현상을 보이고 있는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선 선뜻 후보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그럼에도 보선을 향한 시계추가 빨라질수록 여야 후보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선거판에 나서고 있다. 복잡한 부산시장 보궐선거 현황을 점검한다.
◇국민의힘 후보 난립 속 박형준·이언주 '선두 경쟁'…예비후보 등록 총 8명
국민의힘에선 후보들이 넘쳐난다. 박민식 전 의원, 오승철 대한인성학회 이사장, 유재중 전 의원, 이진복 전 의원, 전성하 LF에너지 대표, 박형준 동아대 교수, 김귀순 부산외대 명예교수, 이언주 전 의원 등 총 8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이들 중 가장 표정이 느긋한 후보는 박형준이다. 아직 본격적인 경선에 들어가기도 전임에도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감안한 듯 눈에 띄는 행보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같은당 이언주 후보와 무소속 홍준표 의원은 최근 총선 패배 책임론 등을 들어 박 후보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으나 박 후보측은 공식적인 대응을 아끼고 있다. 일각에선 "이 또한 자신의 ‘밴드웨건 효과’(bandwagon effect)를 계속 안고 가겠다는 전략"이라고 해석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같은당 경쟁 후보들의 날선 비판이 계속된다면 앞으로 그의 행보가 그리 순탄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언주 후보 역시 최근 여론조사 추이대로라면 박 후보와 함께 유력후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이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험지’인 부산 남구을 지역에 출마해 상대 후보에게 근소한 표 차이로 패하긴 했지만 ‘보수의 여전사’라는 이미지에 걸맞게 저력을 보인 바 있다.
그는 총선 이후에도 계속 지역민들과 소통을 꾸준히 해오는 등 ‘스킨십’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다 '오거돈 성추문' 사태로 만들어진 보선인 까닭에 여성시민단체의 지지를 얻을 가능성이 커 경쟁력이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후보는 1년도 채 남지 않은 다음 대선을 겨냥한 ‘정권 심판론’까지 내세우며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3위 쟁탈전'도 관전 포인트…정치신인 박성훈 부시장 '다크호스' 부상
반면 가장 먼저 보선 출마 의지를 피력하며 선거판에 뛰어든 3선 의원 출신인 이진복 후보는 정책 공약 발표 등 인지도 올리기에 힘을 쏟고 있으나 아직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현재 국민의힘 예비 경선의 경우 100% 일반 여론조사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아 대중 인지도를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 후보는 이 때문에 ‘경선룰 변경’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촉구하고 있다. 박민식, 유재중 등의 후보들도 박형준, 이언주 후보와 같은 대중적 인지도를 갖지 못해 좀체 지지도가 오르지 않고 있다.
서병수(부산진갑) 국회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사실상 지지 발언을 한 당사자인 박성훈 부산시 경제부시장이 출마를 공식화하면서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는 단번에 3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정치신인’ 전성하 후보는 비상이 걸렸다. 정치신인 후보에게 돌아갈 ‘자동 결선티켓’을 쥐기 위해선 박 부시장과 맞붙어야 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김영춘 선두주자로 나서…변성완 시장 권한대행 조만간 가세할 듯
더불어민주당에선 지난 연말 김영춘 전 국회 사무총장이 직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21대 총선 당시 대권 도전을 내세우며 4선에 도전했지만 서병수 국민의힘 의원에 밀려 낙선한 탓에 정치적 위기를 맞았다는 평가도 있다. 다만, 21대 총선 패배로 보궐선거 출마에 큰 부담이 없는 원외 인사인데다 해수부장관과 3선 의원, 국회 사무총장 등 화려한 이력 덕분에 민주당 내 가장 유력 후보란 평가를 받는다.
김 전 총장은 최근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과 면담하는 등 얼어붙은 ‘민주당 경선’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한 행보를 하고 있다.
민주당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온 변 대행은 그동안 안정적인 시정운영을 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다 노무현 전 대통령 때 행정관으로 일한 경험 덕분에 친노 인사들과의 교류가 용이한 것도 강점이다.
hcmedia@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