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엄중한 처벌 불가피…조현병 참작" 징역 18년 선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자신이 일하는 가구공장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사장을 흉기로 살해한 50대 조현병(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 남성은 사장이 자신을 해킹하고 있다는 피해망상에 빠져 이러한 행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이수열)는 살인 및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 기소된 A(54)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했다고 21일 밝혔다.

판결문에 따르면 A씨는 지난 5월 20일 오전 2시 20분께 광주시 초월읍 한 가구공장 내 컨테이너에 불을 지른 뒤 안에서 자고 있던 공장 사장 B(54)씨가 밖으로 대피하자 미리 준비한 흉기로 수차례 찔러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A씨는 당황한 B씨가 컨테이너 내부로 다시 몸을 피하자 따라 들어가 잔혹하게 살해한 것으로 조사됐다. 컨테이너에서 발생한 불은 내부 일부 벽면을 태우고 20여분 만에 진화됐다고 한다.

A씨는 수사기관에서 "B씨가 해킹과 위성을 통해 영상을 찍어 n번방에 퍼트렸다"며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범행을 결심했다"고 횡설수설했다.

재판부는 조현병을 앓는 A씨가 그릇된 망상에 빠져 범행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의 유족들과 합의하거나 피해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며 "범행에 사용된 도구와 사용 방법, 공격의 횟수와 피해 정도 등을 비춰보면 그에 상응하는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이 음주운전으로 1회 벌금형을 받은 것 외에는 처벌 전력이 없고 조현병으로 인해 사물을 변별하거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서 범행에 이르게 된 점을 고려했다"며 검찰의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청구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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