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기획-더불어 사는 인문공동체, 도서관이 희망이다 ①] 지금, 우리 도서관은?

광주시 관내 도서관들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도서관의 기능을 시민사회의 새로운 요구에 걸맞게 그 기능과 역할을 확장시키기 위한 기획특집 시리즈를 마련한다./무등도서관 제공

도서관은 현대 사회에서 인문공동체를 일궈내기 위한 핵심적인 사회적 인프라로 떠올랐다. 그러나 현재 대다수 도서관의 운영실태는 그처럼 진화된 역할과 기능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이에 광주시 관내 도서관들의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도서관의 기능을 시민사회의 새로운 요구에 걸맞게 그 기능과 역할을 확장시키기 위한 기획특집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마련한다. <편집자 주>

현행법과 현실의 괴리...전문 사서 부족· 프로그램 운영 역량 부실‧ ‘무늬만’ 작은 도서관 양산

[더팩트 | 광주=나소희 기자] 소통이 공동체 활성화의 핵심 동력으로 작동되는 시민민주주의 사회에서 도서관은 단순 정보 전달의 기능에 국한되는 공간이 아니다. 이제는 지역 커뮤니티를 연결해 사회적 응집성을 높여줄 수 있는 주요한 사회적 인프라로 자리 잡았다. 예전처럼 책을 빌려 가거나 공부를 하는 공간의 수동적인 역할에서 벗어나 도서관은 이제 시민활동의 적극적인 유발자로 지역사회 커뮤니티의 중심이 되고 있다.

‘도시는 어떻게 삶을 바꾸는가’의 저자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튼튼한 사회적 인프라는 친구들이나 이웃들끼리 만나고 서로 지지하며 협력하기를 촉진시킨다"며 "사람들은 건전한 사회적 인프라를 갖춘 장소에서 유대 관계를 형성한다"고 공동체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주창하며 사회적 인프라로서의 도서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남 시립도서관의 사서 A씨는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인문학 강좌나 문화 프로그램은 지역민들에게 새로운 정보에 대한 활력을 촉발시킨다"며 "그러한 프로그램 운영에서 파생되는 크고 작은 소모임이 지역사회 안에서 문화가 형성될 수 있는 역할을 수행한다"고 도서관의 진화된 기능을 설명했다.

이처럼 도서관은 다양한 세대와 계층이 모여 교류하고, 차별 없이 자기계발을 할 수 있는 가장 평등한 공간이다.

그러나 도서관의 사서 부족, 프로그램 기획의 다양성, 작은도서관의 ‘무늬만’ 도서관인 현황 등 문제점이 매년 제기되고 있다.

◆ 사서 태부족...그나마 비전문인력이 차지해버린 사서직

법정 사서배치 기준의 미달 문제는 매년 제기되는 현안이다.

도서관법은 사서의 법정 최소 배치 인원은 공공도서관의 기준으로 3명 이상이 필요하고, 관장은 사서자격증을 보유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나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법정 최소 사서배치 기준에 미달하는 공공도서관은 전체 공공도서관의 34.4%인 377곳에 달한다. 공공도서관 관장이 사서자격증을 보유한 비율도 51.3%에 그치는 실정이다.

실제로 광주 지역의 한 도서관 관계자는 "공공도서관에 필요한 사서 기준은 3명이지만 개관 이후 인원을 감축해 1명으로 운영되는 경우도 있다"며 "관장의 경우 지자체나 교육청 소속의 담당 기관 공무원 인사들이 파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자격증 미소지자가 파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예산 제약, 사서부족, 전문성 결여 과제 부각

도서관 전문인력의 부족과 함께 따라오는 문제는 도서관 프로그램 운영이다. 사서가 도서관 전반을 관리하면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만큼 사서의 부족과 전문성 결여는 사회적 인프라로서의 도서관 기능의 제약을 가져올 수밖에 없다.

또 공공도서관은 도서관 정보정책위원회 등의 법에 따라 정부의 정책 안에서 계획을 수립하고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독자적 예산 운영을 할 수 없는 제약 안에서 얼마나 다양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을 가동해 지역공동체에 기여할 수 있느냐는 온전히 도서관의 숙제로 남아있다.

◆ 내 집 앞의 작은도서관...‘무늬만’ 도서관?

공공도서관은 좋은 시설과 많은 자료를 보유하고 있지만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아쉬움이 있어 최근 집에서 가까워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작은도서관’의 역할이 크게 강조되고 있다. 작은 도서관은 주민 삶터 가까운 곳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쉽게 접하며 여러 세대의 주민들이 모일 수 있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한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밀착형 생활 SOC 확충방안으로 인해 많은 작은도서관이 신규로 조성돼 광주지역도 총 421개의 작은도서관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작은도서관은 단순 공간 대여의 역할로 시설을 운영하는 등 ‘무늬만’ 도서관인 곳도 많다. 광주시 관계자에 따르면 작은 도서관은 허가제가 아닌 일정한 기준을 갖추면 등록할 수 있는 등록제로 운영되고 있고, 지난 2015년부터 아파트 500세대 이상이면 작은 도서관을 세워야 한다. 이 같은 법령으로 그 역할을 신뢰할 수 없는 도서관들이 많이 생겨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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