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아기가 태어나는데"…내일 '그놈' 조두순이 나온다(종합)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모 빌라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대부분 퉁명스런 반응을 보였다. /배정한 기자

안산시민 불안 고조…경찰·안산시 대책 마련 분주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곧 아기가 태어나는데 이사라도 가야하는 건 아닌지…"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68)의 출소를 이틀 앞둔 10일 오후. 경기도 안산시 모 빌라 인근에서 만난 A씨는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잘 모르겠는데 기자들과 할 말 없으니 돌아가라"며 손사래를 쳤다.

'그래도 정부나 지자체에 바라는 조치는 없느냐'고 되묻자 발길을 돌리려던 그는 "이런 문제에 해결책이라는 게 있을 수 있는거냐. 코로나로 가뜩이나 힘든데…"라고 말끝을 흐렸다.

당초 조두순의 아내는 이곳이 아닌 모 아파트에서 거주하다 최근 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늦은 시간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사태로 문을 닫은 가게가 워낙 많아 건물도 거리도 텅 비어있는 모습이 고요하다 못해 을씨년스러웠다.

이따금 지나가는 주민들에게 신분을 밝히고 말을 걸면 다들 서둘러 발걸음을 옮기기 바빴다.

그렇게 1시간을 기다리다 겨우 30대 부부를 만났다. '이 곳 분위기는 어떠냐'는 기자의 질문에 부인은 "너무 무섭고 곧 아기가 태어나는데 이사라도 가야하는 건 아닌지 고민된다"고 했고, 남편은 "솔직히 나는 괜찮은데 애하고 이 사람이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무엇보다 새로 태어날 아기의 안전이 중요하다"며 "조두순이 출소하더라도 술을 마시거나 밤에 외출을 하지는 못하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

검찰은 지난 10월 16일 전자장치부착법을 근거로 조두순의 특별준수사항 추가를 법원에 청구한 바 있다. 출소한 조두순이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외출 및 음주를 못하도록 하는 것이 특별준수사항의 주된 내용이다. 법원은 검찰의 특별준수사항 추가 청구를 두고 고심을 거듭하며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이들 부부는 과도한 언론 보도로 인해 '조두순 마을'로 낙인이 찍힐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남편은 "기자들이 공포심을 계속 전염시키는 것 같다"고 했고, 부인은 "차라리 몰랐다면 지금보다 더 나았을 것 같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조두순(68)의 출소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며 안산시와 경찰은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임영무 기자

실제 주민들은 이날 호소문을 통해 "지금까지 언론인 여러분께서 조두순 출소와 관련한 문제점과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보도해주신 점에 대해 감사하다"면서도 "과도한 취재로 주민들에게 불편이나 피해를 줘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과 안산시는 순찰을 강화하는 등 방법 대책 마련에 나섰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해하고 있다.

경찰은 조두순 자택 인근에 방범초소를 설치하고 전담팀까지 꾸린 상태다. 안산시는 신규 채용한 무도 실무관 6명을 비롯한 청원경찰 12명이 조를 나눠 24시간 순찰할 예정이다.

안산에 사는 주부 김민경(36)씨는 <더팩트>와의 통화에서 "저런 극악무도한 범죄자는 미국처럼 형량을 높이고 출소한 이후라도 반드시 외딴 곳에 살게해야 한다"며 "법이 무고한 시민을 지켜주는게 아니라 오히려 조두순을 지켜주는 것 같다"고 성토했다.

이어 "일부 유튜버들이 복수를 한다고 하는데 물론 그렇게 해서는 안되겠지만 오죽하면 그런 얘기가 나오겠냐"며 "CCTV가 우리를 지켜주는 건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조두순은 오는 12일 만기 출소하기 전 안산에 있는 보호관찰소로 이동할 예정이다. 그곳에서 신상정보 등록 등 신고 절차를 마친 뒤 집으로 귀가한다. 출소 시간이나 장소, 이동 경로 등은 비공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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