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퍼들 “돈벌이 급급한 대기업의 윤리의식 문제” 비난vs 회사측 “현 상황 알렸고 골퍼들 자발적 선택”
[더팩트ㅣ광주=유홍철 기자]순천시내에 위치한 부영주택 소속 부영골프장이 대대적인 수리공사를 막 끝낸 뒤 골프장으로의 면모와 기능을 갖추지 못한 채 재개장을 강행, 상당수 골퍼들로부터 대기업이 돈벌이에만 혈안이 돼 있다는 비난을 사고 있다.
일부 골퍼들은 "최근 코로나바이러스 유행병 확산으로 외국 원정 골프가 막힌 가운데 국내 골프장들이 내장객 쇄도로 골프 예약이 어려워진 상황을 이용해 부영CC가 배짱영업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4일 부영CC에 따르면 지난 10월초부터 11월7일까지 페어웨이에 심어진 켄터키블루(일명 양잔디)를 중지(한국잔디)로 교체하고 티박스에 있는 인조잔디를 제거 하는 등의 대대적인 개조작업을 벌였다. 폐어웨이 개·보수작업의 경우 나주 혁신도시에 위치한 나주 부영골프장에 한전공대가 들어서면서 나주 부영골프장에 식재된 잔디를 떠와서 이식하는 작업을 했다는 것. 부영CC는 이같은 개조작업을 마친 직후에 곧바로 재개장했다.
순천 부영CC 찾은 골퍼들에 따르면 네모형태로 식재된 잔디 사이에 모래를 두껍게 깔았고 겨울철 잔디 생육을 위해 전체 잔디 위에 평소 보다 많은 모래를 뿌려놓았다. 이에따라 폐어웨이 자체가 모래 벙커를 방불케하고 손톱 크기의 자갈이 곳곳에 남아있어서 정상적인 골프 스윙을 할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한 골프동호인 사이트에는 부영CC를 비난하는 댓글이 잇따라 올아오고 있다. A씨는 "활착이 안된 잔디가 보도블럭 깔아놓은 수준 보다 못하며 잔디 비율이 30%에 가깝고 손톱만한 돌맹이가 제법 많아 골프장이라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불평했다.
B씨도 "사랑코스의 경우 모래와 돌멩이가 심각한 수준이어서 모든 샷을 티에 올려놓지 않으면 골프채를 다 버릴 것 같아서 이게 골프인가 했다"고 라운딩 소감을 올렸다.
C씨는 "부영CC는 예전부터 시내에 가깝다는 이유로 코스관리도 엉망이었다"고 전제한뒤 "이같은 상태에서 내장객을 받는 것은 코로나 유행병으로 인해 골프장 부킹이 힘든 상황을 교묘하게 이용한 상술로 보이는데도 골프장 감독기관인 전남도와 문화체육부는 뭐하냐"고 성토했다.
순천부영CC 한 관계자는 "홈페이지 사이트와 예약자들에게 ‘모래가 많아 티 플레이를 해야한다’고 사전에 양해를 구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며 "골퍼들의 자발적인 선택인데 문제될 게 있느냐"고 반문했다.
실제로 인터넷 홈페이지 재개장 안내에서 "잔디 활착을 위해 모래가 많이 있습니다. 티 플레이를 권장합니다"라고 게재해 놓고 있다.
이같은 골프장측의 반응에 대해 골프애호가 D씨는 "아파트 수요가 많다고 비가 새는 부실 아파트를 분양해도 되느냐"고 되묻고 "페어웨이에 잔디가 있어야지 벙커를 방불케 하는 모래밭인 상태에서 개장하는 것은 경영자의 양식 문제"라고 혀를 찼다.
골퍼 E씨는 "자발적인 내장객이라고 강변하기 보다는 차라리 그렇게 골프수요자들을 위한 재개장이라면 그린피라도 인하해야 될 터인데 정상적인 요금을 징수하는 것을 보면 부영이라는 대기업이 돌벌이에 급급한다는 지적이 과언은 아닌 것 같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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