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전화위복으로 끝났지만...다음에는...
[더팩트ㅣ대구=박성원 기자] 최근 경북에서 부모를 살해하려 시도한 중학생 A(15)양이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조사결과 A양은 학교성적에 대한 심리적 압박을 받아 오던 중 중간고사 시험 성적 거짓말이 탄로날 것이 걱정돼 이러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A양은 초등학교 고학년 때부터 어머니로부터 학업에 대한 압박을 받아 우울증 등의 정신병을 앓았지만 특별한 치료조차 받지 못했다. 이 사건 직전 부모에게 극단적인 선택을 암시할 정도의 극도로 취약한 정신 상태였다. 그런데도 어머니와 가족들은 그를 질책하며 강하게 몰아붙였다고 한다.
사건이후 피해자인 어머니는 자신의 무관심과 잘못된 교육방식을 인정하면서 처벌을 바라지 않는다고 거듭표시하고 가족들과 담임교사의 탄원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지금까지 성적비관으로 인해 자살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존속살해까지 나아가는 경우는 들어보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 과연 이런 비극이 이번이 끝일까?
수능대박만이 인생대박이라는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고 있는 입시교육이 지금도 많은 비극을 낳고 있다. 지금까지는 성적비관 자살로 끝난 것이 가정에서 부모의 압박에 견디다 못한 존속살해까지 나아가는 경우가 없으리란 보장은 없다.
다행이도 이번에는 부모도 자신의 잘못된 교육방식을 인정하고 학생도 회복되어 자신의 행동에 죄책감을 느끼고 후회한다고 한다. 이번 경우는 운 좋게도 전화위복이 되었지만 다음에도 이런 운이 계속될까?
우리 사회가 이번 사건에 대해 깊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며칠전 수능시험이 끝났다. 지금도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성적에 대한 압박으로 극단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지 짐작도 안된다.
지난 4월 27일 발표된 여성가족부의 '2020년 청소년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 사망원인 1위는 8년째 자살이었다. 또한, 지난해 중·고등학생 중 2주 내내 일상생활을 중단할 정도의 슬픔이나 절망감 등 우울감을 느낀 비율은 28.2%이고 전체 학생의 43.4%는 하루중 여가시간이 2시간도 되지 않을 정도로 학습시간으로 채워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