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비 예산 190억원 달라는데 고작 20억 배정... 그래도 정치권은 환영 일색
[더팩트ㅣ포항=김달년 기자] 2021년도 국가 예산이 2일 저녁 국회를 통과한 가운데 포항시민들의 숙원인 포항영일만대교 예산이 찔끔 배정된 것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포항시는 3일 내년도 국가투자예산으로 지난해 보다 1,985억원 증액된 1조 6,499억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포항시와 경북도 지역정치권이 합심해 확보한 영일만대교 예산은 고작 20억 원이다.
포항시와 경북도가 정부에 요청한 영일만대교 관련예산은 사업시행을 위한 설계비 190억원 이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정부가 배정한 영일만대교 예산은 ‘타당성 재조사비’ 20억원이다.
영일만대교는 2008년 광역경제권발전 30대 선도프로젝트에 선정돼 예타 면제받은 사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당성 재조사를 하라는 것이다.
사업시행을 위한 설계비를 요구한 포항시의 입장에서는 턱도없이 모자라 쓸수도 없는 예산 배정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경북도와 지역정치권은 영일만대교 예산이 배정됐다며 일제히 환영의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은 각 지역위원들이 국회의원들과 협력해 국비를 확보했으며, 예타 면제받은 ‘영일만대교’ 기본설계에 20억원이 반영되어 적정성 검토를 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었다고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다.
경북도도 보도자료를 통해 고속도로(동해안대교)에 기본설계비 20억원이 반영돼 사업 적정성 심사, 발주청 과업지시서 등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지역 국회의원인 김정재의원은 국회 예산 심의 과정에서 당초 정부안에 반영되지 않았던 ‘포항~영덕고속도로(영일만횡단구간) 건설 사업’을 예산 심의 과정에서 20억원을 확보함으로써, 사업 추진의 불씨를 되살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포항시민들의 민심은 다르다.
차라리 영일만대교 예산을 배정하지를 말지, 쓰지도 못할 찔끔 예산 배정은 포항시민을 우롱하는 처사라는 것이다.
영일만대교 건설 이야기가 나온지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지역의 한 인사는 "박명재 전 의원도 2016년 20억, 2019년 10억원의 예산을 확보해 불씨를 살렸다고 자랑만 했지 이뤄진 것은 아무 것도 없었다"며 "이번에도 똑 같은 꼴"이라며 지역정치권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다른 한 인사는 "포항시민들이 세종시 기재부 앞에서 영일만대교 예산 반영 요구 집회를 벌였음에도 정부가 20억원만 배정한 것은 포항시민을 우습게 본 것이며, 우롱하는 처사"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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