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체계 갖춘 결합체 여부 쟁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안동=김서업 기자] 검찰이 텔레그램을 통해 성 착취물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한 'n번방' 운영자 '갓갓' 문형욱에게 범죄단체 조직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지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또 다른 성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의 재판에서 지휘 체계를 갖추지 않았더라도 역할 분담에 따라 범행을 반복적으로 저질렀다면 형법 제114조(범죄단체·집단 조직죄)를 적용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와서다.
26일 <더팩트> 취재 결과를 종합해보면, 검찰은 지난달 12일 대구지법 안동지원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문형욱에게 무기징역을 구형했으나 이후 변론재개로 재판이 연기됐다.
검찰 관계자는 "박사방 사건과 n번방 사건은 유사한 사건이기 때문에 당연히 조주빈에 대한 판결문을 살펴보고 문형욱에게도 형법 제114조를 적용할 수 있을지 검토할 방침"이라며 "다만 박사방 일당과는 달리, 문형욱과 공범들 간에는 구체적 지휘체계나 지속적인 공모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법리적으로 적용이 가능할 지에 대해서는 확답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이현우 부장판사)는 이날 범죄단체조직 및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주빈에게 징역 40년의 중형을 선고하며 박사방을 범죄단체로 판단했다.
다만 문형욱은 금전을 노리지 않았기에 n번방을 공동의 목적 아래 정해진 역할에 따라 행동하며 범죄를 반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조직체계를 갖춘 결합체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도 있다.
검찰 등에 따르면 문형욱은 2017년 1월부터 올해 초까지 청소년을 포함한 21명의 여성들을 유인해 신상을 알아낸 뒤 1275차례에 걸쳐 성적인 동영상을 찍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지난해 2월 '갓갓'이라는 닉네임으로 개설한 텔레그램 n번방에서 배포한 영상만해도 3762개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심지어 2018년 11월에는 피해자 2명에게 흉기로 자기 신체에 음란한 글귀를 새기도록 강요하기도 했다.
온라인을 통해 알게된 남성들에게 자신이 노예로 삼은 피해 여성들을 강간하도록 지시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2018년 12월 자신의 지시를 받은 한 남성이 대구시 중심가에서 미성년자 A양을 성폭행한 사건에서 A양의 어머니에게 소셜미디어 등으로 접근해 협박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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