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상황에 이·통장 단체연수라니…시민들 '냉담'

진주시 이·통장 회장단의 제주도 연수와 관련해 공무원1명을 포함한 19명이 무더기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조규일 진주시장이 머리숙여 사과하고 있다. /진주시 제공

진주 외 김해·거제 등서도 '이·통장 연수'…김경수 "어떤 이유로든 부적절"

[더팩트ㅣ창원=강보금 기자·이경구 기자] 경남 진주시 이·통장들이 제주도 연수를 다녀온 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을 일으킨 것과 관련해 시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다. 특히 11월 들어 지역 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올해 월별 추가 확진자 중 가장 많은 189명(지역 177, 해외 12)을 넘어서고 있다.

경남 김해시에 사는 김모(36)씨는 "주민을 대표해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이·통장과 시 공무원이 제주도에 연수를 다녀온 것은 경솔해 보인다"며 "일반 시민들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이런 상황에서 연수가 필요한 것이었는지 의문이 든다"고 냉담한 반응을 보였다.

앞서 경남도는 지난 10월 26일 각 시·군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이·통장 연수 등 단체여행을 자제하라는 공문을 이미 보낸 바 있다.

그러나 경남도의 이러한 연수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11월 들어 이·통장 연수를 실시한 경남지역 시·군은 진주시 외에도 김해시, 밀양시, 거제시, 함안군, 함양군 등 6개 시·군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해시의 경우 지난 19~20일 공무원 19명이 제주도를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김해시 이·통장협의회 27명도 지난 23일부터 2박3일간 제주도를 다녀오는 즉시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거제시도 지난 11~13일 2박3일 일정으로 이·통장 50명이 제주도를 다녀왔다.

밀양시는 6개 읍면동에서 25명가량이 각각 관내에서 연수를 실시했다. 함안군도 읍면 내 식사자리로 대체했다.

거제시에 거주하는 손모(59)씨는 "이·통장들은 주민들과의 교류가 잦은 사람들인데, 이들로 인해 코로나19 확산세가 커질까 우려된다. 코로나19에 확진된 것이 죄는 아니지만 이를 안일하게 생각하고 공무원과 관련자들을 엄중히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경남도는 코로나19가 크게 유행하는 시기에 행정기관이 주도해 다른 지역으로 이·통장 연수를 다녀왔다는 점에 대해 이유를 불문하고 많은 시민에게 염려를 끼쳤다고 판단, 해당 지자체에 엄정히 책임을 물을 예정이다.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현실화하는 시기에 주민 접촉이 많은 이·통장들이 단체로 연수를 다녀온 것은 어떤 이유로든 부적절하다"며 격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남의 한 지자체 행정 공무원은 "이·통장 단체 연수의 경우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간간히 보조금을 지원해 단합을 도모하기도 하고 때로는 연합회나 이·통장들의 친목모임을 통해 단체여행을 다녀오는 추세"라며 "하지만 이런 시국에 잘못된 판단으로 시민들에게 염려를 끼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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