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속 인물 미성년자 인지 여부 쟁점…12월 17일 선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검찰이 성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n번방' 등에서 구한 영상물을 매매한 혐의로 기소된 30대 전직 승려에게 중형을 구형했다. 이 사건이 터진 이후 조계종단에서는 A씨에 대해 이미 '승적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내린 상태다.

23일 수원지법 형사9단독 박민 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위반(음란물제작·배포등)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2)씨에게 징역 8년, 신상정보 공개고지,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취업제한 5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A씨가 스님이라는 종교인 신분에도 불구하고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돈을 받고 재유포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구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 측은 피해자들에 대해 사죄하면서도 일부 혐의를 부인했다.

A씨 변호인은 "피고인이 음란물 사이트를 운영하며 내면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가지고 죄의식을 잊은 채 몰입했다"며 "피해자들에게 안긴 막대한 고통을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A씨는 최후진술을 통해 "그야말로 '유구무언'이다"며 "입이 있으나 무어라 이유도, 변명도 드릴 말씀이 없다. 저에게 주어진 사회적 책무에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막지 못할 망정 종교인으로서 본분을 망각했다"고 말했다.

이 사건의 마지막 쟁점은 A씨가 스스로 유포한 영상물에 나온 인물들을 '미성년자'로 인지했느냐다. A씨 측은 영상물 속 여성들이 '아동·청소년'인지 몰랐다는 입장이다.

만일 A씨가 실제로 인지하지 못했다면 적용 법률이 달라지기 때문에 일부 혐의는 무죄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박 판사는 "피고인 측에서 여전히 영상 속 피해 여성들이 '아동·청소년'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다시 심리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6년부터 올해 3월까지 사이트 4곳을 운영하며 음란물 8000여건을 유포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성 착취물 공유 텔레그램 대화방인 'n번방' 등에서 영상물을 산 뒤 제3자에게 돈을 받고 되판 혐의도 받는다.

A씨에 대한 선고 공판은 내달 17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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