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건축법 위반 조목조목 제기…광산구, 감리자 의견달아 '문제없다' 조력자 역할 자청
[더팩트ㅣ광주=문승용·나소희기자]광주광역시 광산구가 ‘재산권이 침해 됐다.’는 주민의 민원을 다섯 차례나 뭉갠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재산권 침해 피해를 주장하는 주민이 신축 건물의 관련법 위반 사항을 조목조목 제기했는데도 불구하고 조기 준공 허가한 사실을 숨긴 채 거짓 변명으로 일관해 온 사실이 <더팩트> 취재 결과 드러나면서 ‘커넥션 의혹’이 강하게 일고 있다.
23일 광산구 등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광주시 광산구 신가동 734번지에 신축 중인 2층 건물은 오는 30일까지 공사가 마무리될 예정이다.
주민 A씨는 지난 10월 15일 광산구에 건축선 및 인접대지경계선, 건물과 도로 간의 이격거리 등을 확인해달라고 민원을 제기했다. A씨는 또 건축 허가면적과 시공면적이 상이해 보이니 준공검사 시 반드시 확인할 것과, 건축폐기물 매립을 비롯한 흙 채움이 90cm 이상이고 일부는 1m가 넘는 곳이 있으니 토지복토허가 여부 등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따라 광산구는 10월 23일 민원회신에서 1~6항 관련 모두 ‘감리자의 검토 결과’라는 내용을 덧붙여 문제없다고 회신했다. 현장 확인 없이 관련 부서별 서면 답변과 감리자의 의견을 취합하는데 그친 것이다. 특히 ‘향후 동일한 민원사항에 대해서는 확인이 가능한 구체적인 자료를 첨부하여 제출해 달라’는 황당한 의견을 달아 답변했다.
A씨는 광산구의 민원 회신에 불복해 재차 민원을 제기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문제 없다.’는 말만 들어야 했다. A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11월 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같은 민원을 제기했고 광산구는 답변 회신 기간을 연장한 채 지금껏 답변을 미루고 있다.
행정에 불신을 갖게 된 A씨는 억울한 사연을 담아 <더팩트>에 사실관계를 밝혀달라고 제보했다. 지난 18일 <더팩트> 취재가 시작되자 광산구는 불법적인 사실들을 확인하고 시정조치를 내리는 한편 한계 측량을 감리자에게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가 광산구에 민원을 제기한 내용은 모두 건축법을 비롯한 관련 법을 위반한 의혹과 일부 사실이 드러났다.
먼저 신가동 734번지에 들어선 건축물은 인접 대지 경계선으로부터 최소 50cm 띄워 건축을 해야하는 데도 이를 무시하고 토지경계선을 기준으로 건축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건물과 도로 간의 공지를 유지하도록 한 건축법도 적용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수도시설과 정화조가 도로를 침범해 있는 사실은 육안으로 쉽게 확인이 가능했다.
이뿐만 아니라 조경시설은 누가 보더라도 형식상 시설했다가 준공허가를 득한 후 설계도서에 없는 건축물을 세울 것이라는 짐작이 가능하고 도로를 침범한 채로 준공허가를 신청했다. 건축주는 11월 5일 건축 준공허가나 나자 조경시설을 곧바로 철거하고 주차장 부지와 조경 공간에 불법건축물을 건축했다.
게다가 50cm 이상 복토할 경우 허가를 득해야 하지만 허가를 신청하지도 않았다.
심지어는 건축주가 기존 건물을 철거하면서 발생한 건축폐기물을 해당 토지에 매립하자 A씨는 사진을 촬영해 증거자료를 확보, 광산구에 신고했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광산구 건축허가 1팀장 오모 씨는 지난 18일 "정화조가 도로를 침범했으면 안쪽으로 다시 이설하면 되고, 도로를 침범한 건축물은 절개하면 된다"며 감리자의 조력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에 대해 <더팩트>가 허위로 준공허가를 신청해 득했다면 감리자와 건축사의 위법한 문제이고 행정처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자 오씨는 그제서야 "광주광역시에 행정처분을 요청하겠다"며 건축물의 불법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감리자와 함께 현장을 방문한 박모 주무관과 오 팀장은 불법행위에 대해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감리자에게 "한계 측량을 실시해 결과를 보고하라"고 큰소리로 나무랐다. 이를 지켜본 A씨는 "보여주기식 쇼"라며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고 한다.
감리자는 일부 사실만 인정하면서 19일 A씨를 찾아가 합의금 500만 원을 제시하면서 "징계 처분 받는다. 더 이상 문제 삼지 말아달라"고 합의를 시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법이 있고 법을 준용하도록 감시하는 사람이 있는데 법을 위반한 자와 한통속이 돼 마치 합법인 마냥 민원을 무시하는 것이 공무원의 자세는 아닌 것 같다"며 공직자의 일탈행위를 문제 삼고 "사비를 들여 25일 직접 측량을 실시해 건축법을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는 데로 한명도 빠짐없이 관련자 모두를 고발할 예정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이어 "광산구는 11월 5일 준공허가를 내준 사실을 감쪽같이 숨겨 왔다"며 "오 팀장과 박 주무관은 11월 13일 현장을 방문해 ‘준공허가 전’이라며 안심 시켜놓고 관련 민원을 거짓으로 응대하고 처리해 왔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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