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 32년만에 화성 8차사건 누명 벗나…검찰, '20년 옥고' 윤성여씨에 무죄 구형

검찰은 19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사건 재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된 증거인 자백은 폭행 등 가혹행위로 인한 것이고, 국과수 감정결과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윤성여씨에 대해 무죄를 구형했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검찰이 '화성연쇄살인 모방사건'의 진범으로 몰려 20년간 억울한 옥고를 치른 윤성여(52·당시 22세)씨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를 구형했다.

검찰은 19일 수원지법 형사12부(박정제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춘재 8차사건 재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이 유죄로 인정된 증거인 자백은 폭행 등 가혹행위로 인한 것이고, 국과수 감정결과에는 중대한 오류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이같이 구형했다.

앞서 화성 연쇄살인 사건의 진범 이춘재 지난 2일 법정에 출석해 '화성과 청주에서 발생한 14건의 살인사건의 진범이 맞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화성 8차 사건의 진범도 바로 자신이라는 자백이다.

화성 8차 사건은 사건은 발생 당시부터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사건은 1988년 9월 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일 오전 경기도 화성군 태안읍 한 가정집에서 중학생 A(만 13세)양이 숨진 채 발견됐는데, 당시 경찰은 이 사건을 기존 연쇄살인 사건의 모방범죄로 봤다. '화성연쇄살인 7차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11일 만에 벌어진 사건이기 때문이다.

동일인의 소행이 아닌 모방범죄로 판단한 이유는 야외에서 발생한 다른 사건 달리 A양은 집 안에서 숨져 있었던 탓이다.

경찰은 이듬해 범행 현장 인근에 사는 농기계 수리공 윤씨를 이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해 수사를 벌였다. 이후 윤씨는 법원에서 무기징역을 받고 20년을 복역하다 지난 2009년 가석방으로 풀려났다.

윤씨는 검찰 수사와 1심까지는 혐의를 인정했지만 2심부터 "경찰이 때리고 가혹행위를 시켜서 거짓으로 허위자백을 했다"며 기존 진술을 번복했다. 하지만 주장을 증명할 구체적 물증이나 사건 당시 알리바이가 마땅치 않았다. 결국 고등법원 항소와 대법원 상고마저 기각되면서 끝내 유죄가 확정됐다.

윤씨는 가석방 이후에도 경찰의 강압수사 등을 주장하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던 중 사건 발생 30년 만인 지난해 9월 DNA 분석으로 이 사건 용의자가 이춘재로 특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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