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진보정당 "가덕도신공항 건설이 우선 아니다"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17일 국무총리실 김해신공항 검증위원회가 사실상의 ‘김해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내린 직후 부산과 대구의 반응이 첨예하게 갈린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가덕신공항은 남은 과제"라며 "가덕신공항은 ‘2030월드엑스포 개항’이 목표"라고 밝혔다.
대구시 입장은 반대였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천인공노할 일"이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이며 대구·경북이 합의해 준 일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정치권 반응도 지역별로 크게 달랐다. 부산 정치인들은 내년 보선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곧바로 촉구하며 나서는 모양새다.
국민의힘 장제원(사상구)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부가 '가덕도 신공항 추진'과는 별개로 '사실상 김해신공항 백지화'라는 어정쩡한 발표만 했다"며 "현명한 정부라면 종합적 검토를 통해 가덕도신공항 추진과 함께 '김해신공항 건설 백지화' 발표를 해야 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하태경(해운대갑) 부산시당위원장은 "국민의힘 내부는 법안을 만들어서 가덕신공항 건설이 속도를 내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상해 부산시의회 의장도 거들었다. 그는 "부산의 시간은 이미 2030년에 가 있다. 국가사업인 2030부산월드엑스포를 유치하기 위해 가덕신공항은 없어서는 안 될 발판이며 교두보"라며 "국회와 여야 정치권이 패스트트랙의 원칙에 따라 가덕신공항을 건설하기 위한 모든 사전절차를 최대한 단축, 추진해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대구지역은 정반대였다.
이날 정부 발표 직전에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감사원 감사를 통해 변경 절차가 적절한지, 부적절한지 따져보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엄포를 놓으며 갈등을 고조시켰다.
대다수 대구 정치인들은 부산시장 보궐선거용 선심성 신공항 뒤집기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다만, 발표 직후 국민의힘 당내의 분열 고려, 곽상도 대구시당위원장 등 지역 의원들 대다수가 긴급회의를 갖고 ‘진화’에 나서는 분위기도 보였다.
지역 경제계도 마찬가지로 반응이 달랐다.
부산상의(회장 허용도)는 총리실의 김해공항 확장안 부적격 판정에 대해 지역 경제계를 대표해 환영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부산상의는 "이와 함께 24시간 운영가능 한 가덕신공항의 존재로 인해 부․울․경은 부족한 첨단산업 유치도 가능해 질뿐만 아니라 경쟁력을 갖춘 동북아 복합물류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으며, 2030부산월드엑스포 유치에도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대구상의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대구상의는 "당초 대구경북의 발전을 한걸음 양보하고 밀양을 후보지로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무시하고 정부가 결정했던 김해신공항 확장안을 정부 스스로 뒤집는 어처구니없는 결정"이라며 지난 4년 넘게 국책사업으로 추진되어온 김해신공항 확장안이 백지화된 것에 대해 대구경북의 경제인들은 깊은 우려를 표했다.
한편, 부산지역 진보 정당들은 신공항 건설과 같은 토건 개발사업으로 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거대 양당을 비판하면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했다.
정의당 부산‧경남시당은 김해공항 확장안 '폐기'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가덕신공항에 대한 논의를 유보할 것을 촉구했다. 기후위기 상황을 감안해 수요 예측을 다시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보당 부산시당도 이날 기자회견을 갖고 "정권이 네 번이나 바뀌는 동안 지역갈등만 야기했던 신공항 관련 발표를 보궐선거와 대선을 앞둔 시점에 하는 이유가 심히 의심스럽다"며 "코로나 위기 극복을 위해 마음을 하나로 모아야 할 시기에 다시 한번 대구경북과 부울경 지역의 갈등만 부추기는 것이 아닌지 우려스럽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나서 국론분열 2라운드를 만드는 셈이다"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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