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극형 마땅하나 평생 참회·반성 타당" 무기징역 선고
[더팩트ㅣ윤용민 기자·전주=이경민 기자] 자신을 무시한다는 이유로 두 여성을 나흘 간격으로 살해한 '연쇄살인범' 최신종(31)에게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형사12부(김유랑 부장판사)는 5일 강도살인 및 시신유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신종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10년간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과 장애인 복지시설 취업제한과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도 명했다.
재판부는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는 피고인을 사회와 영원히 격리시키는 극형에 처함이 마땅하다"면서도 "국민의 생명을 박탈하는 형을 내릴 때는 신중해야 하고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해 참회하고 반성하도록 하는 게 타당하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고 납득하기 어려운 변명으로 일관하는 점, 유족들에게 별다른 용서를 구하지 않아 비난 가능성이 높은 점, 범행 당시 집행유예 기간이었던 점 등을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법정에 들어선 최신종은 다소 살이 붙은 모습이었지만 전반적으로 과거 언론에 공개된 사진 그대로였다. 마스크로 인해 제대로 표정을 읽을 수는 없었다. 그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고개를 숙인 채 바닥만 바라봤다.
떨리는 심정으로 방청석에 있던 유족들은 무기징역이 선고되자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재판이 끝난 뒤에도 일부 유족들은 흐느끼며 한동안 법정 밖으로 나서지 못했다. 한 유족은 "내 동생 살려내라"며 울부짖기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20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최신종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검찰은 판결문을 검토한 뒤 항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최신종은 법정 최후진술을 통해 "사형이든 무기징역이든 좋으니 신상정보 공개만 막아달라고 했다"며 "(어떻게 변명해도) 내가 사이코패스라고 생각해 내 말은 다 안 믿는 것 아니냐"고 말해 공분을 샀다.
다만 사형을 각오했다는 말과는 달리 최신종은 지난 5월 구속 기소된 후 11차례나 반성문을 작성해 법원에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통상적으로 반성문은 피고인의 감형 전략으로 쓰인다.
검찰에 따르면 최신종은 지난 4월 14일 오후 10시45분께 전북혁신도시 한 공터에서 아내의 지인인 A(34)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4월 18일 오후 11시 46분께 전주 대성동 한 주유소 주차장에서 랜덤채팅으로 알게된 B(29)씨를 살해한 혐의도 받는다.
최신종 수사기관에서 금품을 빼앗을 목적보다 자신을 무시하는 말투 때문에 여성들을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지난 5월 20일 외부전문가 4명과 경찰 내부 위원 3명으로 구성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신종의 신상 공개를 결정한 바 있다.
전북지역 체육계 등에 따르면 초등학교때부터 샅바를 잡은 최신종은 소년체전을 비롯한 전국대회를 석권한 씨름유망주였다고 한다. 대한체육회로부터 최우수 선수상을 수상할 정도였지만, 이후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씨름을 그만 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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