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승철 청장 "너무 억울하다. 감사 결과 예단 말라"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27일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부진경자청)에서 열린 제118회 조합회의 정기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최근 부진경차청을 대상으로 한 ‘국무조정실 감사’에 대한 사안이 도마에 올랐다.
부산시와 경남도의 조합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 부진경자청은 '조합회의'가 자체 행정감사를 진행한다. 조합회의는 부산시와 경남도 의원을 비롯해 공무원 등 총 13명의 위원으로 구성돼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심상동(경남도의원) 위원은 이날 "국무조정실의 감사 내용이 무엇인가"라고 포문을 열었다.
지난달 국무총리실 산하 국무조정실은 부진경자청 하승철 청장과 간부급 직원을 대상으로 감사를 진행한 바 있다.
하 청장은 "현재 국무조정실 감사가 진행 중이다. 그 결과가 아직 통보되지 않았다. 감사 결과가 나온 뒤 판단해야 할 사안이라고 생각한다"고 짧게 답하자 심 위원은 "감사가 진행 중이어서 이와 관련한 자료는 제출할 수 없다는 것인가"라고 따졌다.
이에 대해 하 청장은 "감사 중인 내용에 대해서 미리 얘기를 하면 감사 결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어 합당하지 않고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국조실에서 조사한 자료는 행정안전부로 이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조실 조사 결과에 따라 문제가 심각할 경우 검찰 수사 의뢰 방안도 있을 수 있고, 경미하거나 근거가 없는 내용이라면 자체적으로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개선을 요구하는 수준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한다. 아직 공식적으로 결과 내용을 접수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
심 위원이 "국조실에서 감사를 진행할 정도라면 (사안이) 심각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어떤 부분에서 관리‧감독이 소홀했는 지의 문제는 조합 위원에게도 아주 중요하다"고 몰아부치자 하 청장은 "절차와 관련된 문제다. 조합회 역할을 가볍게 본다는 게 아니다. 법적 판단이 따를 수도 있는 문제이기에 결과를 본 뒤 조합 위원들의 고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는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며 선을 그었다.
민주당 소속 오원세(부산시의원) 의장도 하 청장을 압박하고 나섰다.
오 의장은 "(국조실이) 경자청에 방문해 조사를 진행한 뒤 청장을 직접 불러들여 조사한 사안이다. 청장 이외도 많은 직원들도 국조실 감찰을 받은 것으로 안다"며 "중요한 사안으로 보이기에 감사 이유에 대해 어느 정도 얘기를 하는 게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하 청장은 "거듭 말하지만 이 사안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대응했다.
국조실 감사를 받은 부진경자청 소속 간부 A씨는 "조사 중인 사안이라 예단할 수 없다"면서도 "청와대 민정실이나 국조실 담당관은 청 자체에 대한 감사보다는 개인에 대한 비리를 조사하는 기관"이라고 말해 하 청장에 화살을 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A씨는 "부진경자청 감사라면 행안부의 정기 또는 수시 감사를 받는다. 국조실이나 청와대 민정 조사는 개인비리 제보를 받은 것 일 수 있다고 본다"며 "지금 청 내부의 치부이기에 상세하게 말하지 못하지만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하면서 이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라고 추정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행정사무감사는 국조실 감사와 관련해 ‘외부 고발자 의혹전’으로도 비화되기도 했다.
하 청장은 "국조실 조사를 받을 당시의 내용과 이후 B위원이 부진경자청에 행정사무감사 자료로 요구한 내용이 상당히 유사했다"고 날을 세우자 민주당 김정량(부산시의원) 위원이 "말씀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직원들 앞에서 B의원의 자료 요청과 흡사하다는 발언은 리더로서 신중한 발언인가"라고 반문했다.
하 청장은 이에 "충언을 신중하고 무겁게 받아들이겠다. 그럼에도 이 문제는 제가 생각할 때 너무 억울해서 도저히 견딜 수 없을 정도로 분노스럽다. 미리 예단하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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