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도심노선 마을버스에 혈세가 줄줄 샌다

지난 7월 포항시 시내버스노선개편과 함께 등장한 마을버스 중 시내 노선의 이용객이 거의 없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시내노선 마을 버스 모습/포항=김달년

7월 노선개편 이후 올해 말까지 손실보조금으로 11억원 지급 예정

[더팩트ㅣ포항=김달년 기자] 지난 7월 포항시내버스 노선 개편과 함께 도입된 마을버스 중 도심을 운영 중인 일부노선이 예산만 잡아먹고 있어 노선개편 보완 등의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포항마을버스는 현재 흥해, 신광, 청하·송라, 기계·죽장, 연일, 대송, 동해, 구룡포, 오천, 양덕1·2, 양덕3, 용흥1, 창포1 등 노선이 운행되고 있다.

이들 노선 중 농어촌 지역과 연결되는 오지노선은 이용하는 시민들이 적지 않은데다 5일마다 열리는 장날에는 이용객도 늘어나는 등 만족도도 높아 환영을 받고 있다.

그러나, 도심 구간을 운행하는 마을버스의 경우, 이용객이 없어 하루 중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빈차로 운행하고 있다. 더욱이 배차 간격이 거의 한 시간에 1대 꼴로 너무 길어 시민들의 이용률을 떨어트리고 있다.

기자가 직접 마을버스를 타고 점검해 보니, 마을버스승강장 인근의 일반간선버스 승강장에는 버스를 기다리는 승객이 이어진 반면, 창포1과 양덕3 등 시내구간 마을버스 노선의 경우 버스를 기다리는 시민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노선을 서너 차례를 오가는 동안 승객은 한명도 탑승하지 않은 채 운행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포항 시내노선 마을 버스가 이용객이 거의 없어 하루 종일 텅빈 채 운행되고 있다./포항=김달년기자

문제는 이처럼 손님이 없다보니 포항시에서 버스회사에 지원하는 보조금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7월 시내버스노선개편이후 10월 현재까지 지급된 손실보상금만도 6억600만원, 올해말까지 총 11억원이 지급될 예정이라고 한다. 매달 2억원이 넘는 혈세가 시민들이 제대로 이용도 하지 않는 마을 버스에 고스란히 낭비되고 있는 것이다.

이 상황이라면 2021년에는 연간 무려 24억 2,400만원의 시민혈세가 보조금 명목으로 고스란히 버스회사에 지급 될 것으로 추산됐다.

일각에서는 포항시가 너무 조급하게 시내버스노선을 개편하다보니 이 같이 승객 없는 마을버스를 만들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포항시의회 안병국 의원은 "시민혈세로 버스기사월급까지 지급하고 있는 상황에서 제대로 된 수요분석이 중요한데 시의 수요분석이 잘못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며 "또한, 한 시간에 가까운 긴 배차간격으로 마을버스 이용률이 저조하다면 도심노선에 대한 배채 간격 조정도 고려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포항시는 "(창포1 등) 일부 마을버스노선의 탑승률 저조 문제를 파악하고 있다. 노선개편 이후 올해 말까지 노선개편에 대한 모니터링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어서 문제가 있는 구간은 검토과정을 거쳐서 노선을 재개편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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