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백신-사망간 인과관계 조사
[더팩트ㅣ윤용민 기자·고창=이경민 기자] 인천 고교생, 전북 고창 70대에 이어 대전에서도 인플루엔자(독감) 백신을 맞은 80대 남성이 숨져 보건당국이 정확한 원인 조사에 나섰다.
백신 접종과 사망간의 인과 관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비교적 건강했던 접종자들이 잇따라 숨지면서 백신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커져가고 있다.
게다가 이들과 같은 날 동일한 의료기관에서 백신을 맞은 인원이 수 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지면서 '백신 포비아'는 극에 달하고 있다.
21일 대전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께 서구 관저동에 사는 A(82)씨가 쓰러져 있는 것을 가족이 발견했다.
A씨는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후 3시께 사망 판정을 받았다.
독감 백신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온 뒤 5시간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A씨가 맞은 백신은 한국백신 코박스인플루4가PF주로 파악됐다. 사망한 남성은 특별한 기저 질환이 없고 건강한 상태에서 백신을 맞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전북 고창에서도 독감 백신을 맞은 70대 여성이 숨진 채 발견돼 방역당국이 인과 관계를 확인 중이다.
숨진 B(78)씨는 전날 오전 7시 35분께 고창군 상하면 한 주택에서 쓰려진 채 발견됐다. 신고자는 경찰에 "아침마다 산책을 하던 분이 보이지 않아 걱정돼 집 안을 둘러보니 쓰려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B씨는 지난 19일 고창 상하면 한 의원에서 무료 독감 백신을 접종했다고 한다. 해당 백신은 '보령플루Ⅷ테트라백신주'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온 노출이나 백색 입자가 검출된 제품은 아니었다. B씨와 같은 날 동일한 의원에서 백신을 접종한 주민 99명은 현재까지 특별한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평소 고혈압이나 당뇨를 제외하면 심각한 기저 질환이 없는 A씨가 갑자기 사망함에 따라 백신으로 인한 사망이 아닌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인천에서 사망한 10대가 맞은 백신은 '국가조달물량' 백신으로, 신성약품이 조달한 물량이다. 이 학생은 평소 알레르기 비염 이외에 특이 질환이 없었고, 접종 전후로도 이상 반응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질병관리청은 숨진 고교생과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백신을 맞은 32명이 아직까지 이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3000만명분의 독감 백신이 접종되고 있는 상황에서 잇따라 관련 사망 사고가 발생함에 따라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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