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6명 명예훼손 혐의 적용 구속 송치
[더팩트ㅣ윤용민 기자·대구=박성원 기자] "성범죄라든가 진화형 범죄에 대한 형량 조절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성범죄 추정자 등의 신상을 무단으로 공개한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가 직접 밝힌 사적 응징의 이유다.
대구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15일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된 디지털 교도소 1기 운영자 A씨를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A씨는 이날 경찰청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비교적 성실히 답변했다.
A씨는 '성범죄 혐의자들의 신상정보를 왜 공개했느냐'는 질문에 "성범죄자라든가 진화형 범죄에 대한 형량 조절을 위해 사이트를 개설했다"며 "(하지만) 허위 사실이 몇번 나오면서 자격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그는 '조력자들을 협박해서 모았다고 하는데 사실이냐' '조력자 교육을 한다면서 엽기 영상을 스스로 찍게 시켰느냐'고 묻자 모두 "아니다"라고 말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러면서 "(국민들에게) 혼란을 줘서 죄송하다"면서도 "주홍글씨와 저랑은 아무련 연관 관계가 없다"고 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올해 3월부터 디지털 교도소 사이트와 인스타그램 계정 등을 운영하며 성범죄 사건 피의자 신상정보를 무단 게시한 혐의(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를 받고 있다.
이로 인해 서울의 한 대학생이 억울함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만드는 등 각종 피해를 양산해 '사적복수' 논란을 불렀다. 심지어 모 대학교수는 전혀 사실이 아닌데도 '성착취범'이라는 누명을 뒤집어쓰기도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확인한 무단 게시 피해자 176명 중 기존 신상정보 공개자 등을 제외한 156명(게시글 218건)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경찰은 A씨의 여죄 및 조력자에 대한 수사하는 진행하는 동시에 디지털 교도소 2기 운영자를 추적 중이다.
A씨가 잠적한 후 등장한 2기 운영자는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주홍글씨' 관련자일 가능성이 높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부분까지는 확인해 줄 수 없지만 2기 운영자가 텔레그램 '주홍글씨' 운영자 또는 관련자인 것으로 보고 그를 쫓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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