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교육청 '교실-학교-지역' 기초학력 안전망 구축…'꿩먹고 알먹고' 될까?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부산교육청은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지난 8월 중순부터 시작된 학교 밀집도 최소화 조치를 9월11일까지 유지한다. 현재 부산의 유치원과 초등학교는 전체 학생의 3분의 1만 등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학부모들의 표정이 밝지만은 않다. 특히 '등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아이들의 사회성 발달에 대한 고민을 하는 학부모들은 시기에 맞는 적절한 교육을 받을 권리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영도구에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아이를 둔 50대 학부모 A씨는 "아이가 학교를 가지 않고 영상으로만 수업을 받다보니 지금은 아예 학교를 가고 싶지 않다고 얘기 한다"며 "학업능력이 부족해지는 것보다 초등학교에서 기본적으로 배우는 정서적인 학습이 뒤처지게 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올해 다른 지역구로 이사하면서 초등학생인 자녀가 새로운 학교에 입학했지만 등교도 제대로 못하고 있어 교우 관계가 제대로 형성되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하기도 한다.
동래구의 40대 학부모 B씨는 "아이가 새로운 학교에 가서 새 친구들을 만날 생각에 들떠 있었는데 코로나19 여파로 등교 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다보니 친구를 만들기는커녕 되레 집에만 있으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러나 지역 내 코로나19 감염이 좀처럼 잦아들지 않으면서 ‘교육’보다는 ‘건강·안전’을 우선시하는 학부모들 입장은 조금 다르다.
이들 학부모는 대부분 등교수업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초등 저학년 학부모들은 "코로나 여파로 인해 진행되는 주 2회 수업보다 차라리 원격수업이 낫다"며 입을 모았다.
부산교육청은 이들 학부모 간 이견을 모아 2학기부터 온·오프라인 기초학력 안전망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학력격차를 줄이고 불안, 스트레스를 겪는 학습지원대상 학생에 대한 심리·정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함이다.
실제 ‘교실-학교-지역’ 연계의 3단계 안전망을 통해 기초학력을 책임지고 보장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교실에선 ‘개별지도 다깨침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이 프로젝트는 부산교대와 연계한 학생들의 신청을 받아 교대 학생들이 학습지원대상 학생들을 지도하는 것이다. 지난 1학기에 이어 2학기에도 학습보조인력 ‘다깨침 서포터 2기’를 지원한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예비 교사들인 학생들이 현장 경험을 미리 할 수 있어 교육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도 된다. 전국에선 부산교육청에서 처음 시행하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교실'에서 채워줄 수 없는 교육에 대해선 '학교' 차원에서 ‘지원 사격’을 나선다. 특히 학습지원대상 학생이 많은 학교는 자체 위원회를 열고 아이 대상 맞춤형 교육 지원 방안을 고민한다. 이어 복합적인 학습부진 요인을 해결하기 위해 언어재활 교사나 원예 치료사 등 전문가를 교육현장에 투입시킨다.
'학교' 밖에서는 '지역' 차원에서 학생들을 챙긴다. 교실에서도, 학교에서도, 학생들의 지도가 쉽지 않은 경우 부산기초학력지원센터와 연계한다. 기초학력지원센터는 1학기에 이어 500여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학습클리닉’을 대면으로 실시한다.
온·오프라인 지역 연계 심층지도를 강화하는데,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지도가 어려운 학생과 학부모들을 위해 ‘온라인학습클리닉’과 ‘온라인학부모상담교실’을 신설, 운영한다.
부산교육청 관계자는 "부산기초학력지원센터는 학생을 둔 부모와 학생들의 마음을 치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며 "교사로 구성된 ‘희망 코칭 키움단’이 학부모와 화상으로 아이들 지도 관련 고민 상담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영빈 초등장학담당 장학관은 "비대면 수업을 진행하면서 조직생활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학생들의 사회성 발달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며 "교실, 학교, 지역 등 크게 3가지 ‘울타리’에서 각각의 기초학력을 유지하기 위한 안전망을 구축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