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본부세관, 치과 재료상 23명·전국 치과의사 8명도 입건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1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어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수입 금지 치과의료 약제인 ‘디펄핀(Depulpin)’을 대량으로 국내로 밀수입한 일당과 유통업자, 이를 알고도 환자에게 투여한 전국 치과의사들이 무더기로 세관에 적발됐다.
부산세관은 의료기기법 및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밀수 총책 40대 A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또 같은 혐의로 밀수한 디펄핀을 치과 의원에 유통한 치과 재료상 23명과 이를 알고도 환자에게 투여한 전국의 치과의사 8명을 입건했다.
부산세관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14년부터 2020년 1월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3차례에 걸쳐 3000여만원 상당의 디펄핀 총 273개(약 3만2000명 투약분)를 구매한 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에서 러시아 여행객 가방에 숨겨 밀수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디펄핀은 1급 발암물질이 함유돼 있어 잇몸 괴사, 쇼크 증상 등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 수입 금지 치과의료 약제로 분류된다.
세과 조사결과, 치과 재료상사 근무 경력을 지닌 A씨는 외국인 여행객을 이용해 밀수입한 디펄핀을 서울과 경기, 대전, 대구, 부산 등 전국 치과 치료상 등에 유통했다.
A씨는 디펄핀을 개당 7만~8만원에 밀수입한 뒤 치과 치료상에서 개당 12만원, 치과 의원에는 14만~15만원에 팔아 차익을 남겼다.
세관은 2880명에게 투약할 수 있는 양의 디펄핀 24개를 일부 치과 의원에서 압수했다. 나머지 디펄핀은 이미 3만여명의 환자들에게 불법 처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부산본부세관 관계자는 "A씨 등과 같은 유사한 불법 수입·유통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는 한편 밀수입을 효과적으로 차단하기 위해 휴대품·국제우편·특송화물 검사 등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