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범행 무게...경찰, 수사 마무리

[더팩트ㅣ윤용민 기자] 제주국제공항 인근 호박밭에서 발생한 30대 여성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인터넷방송에 돈을 탕진해온 것으로 확인됐다. 우발적 범행이 아닌 강도 행각을 계획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제주서부경찰서는 10일 강도 살해 등 혐의로 구속된 강모(29)씨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사건을 검찰로 송치할 방침이다.

경찰에 따르면 강씨는 지난달 30일 오후 6시 50분께 제주시 도두1동 민속오일시장 인근 호박밭에서 A(39·여) 씨를 살해하고 현금 1만원과 신용카드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강씨는 당시 미리 준비한 흉기로 A씨를 위협했고, 이 과정에서 A씨가 반항하자 목과 가슴 등에 흉기를 휘둘러 살해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강씨가 자신 명의의 차도 소유하고 있고 평소 인터넷방송 여성 BJ에게 별풍선을 쏜 점 등을 미뤄 계획 범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아직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지만 이미 A씨가 범행을 인정했고 여러가지 정황을 비춰볼 때 계획적으로 강도 행각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A씨 아버지는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제주도 민속오일장 인근 30대 여성 살해 사건의 피해자 아버지입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렸다.

청원인은 "딸은 작은 편의점에서 매일 5시간씩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근 후 도보로 1시간 30분 거리인 집까지 걸어서 귀가했다"며 "사건 후 알게 됐지만, 딸은 '운동 겸 걷는다'는 말과 달리 교통비를 아껴 저축하기 위해 매일 걸어 다녔다"고 적었다.

이어 "피의자는 1톤 탑차를 소유하고 택배 일도 했다는데 일이 조금 없다고 교통비까지 아껴가며 걸어서 귀가하는 여성을 뒤따라가 그런 끔찍한 일을 벌일 수 있냐"며 "너무도 억울하고 계획 살인임이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착하게만 살아 온 제 딸에게 이런 일이 생기게 된 것에 대하여 한이 맺히고 억울해서 잠을 잘 수가 없다"며 "온 국민의 가정에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글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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