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 할퀴고 간 ‘마이삭’…사망 1명·원전 정지 등 각종 사고 잇따라

태풍 마이삭이 지나간 자리에 3일 부산 해운대구 장산의 도로 보행신호등이 기울어져 있다. /부산=김신은 기자

부산·경남 2만4000여가구 정전 사태…3일 오후까지 강한 바람 예상

[더팩트ㅣ부산·경남=조탁만·김신은·강보금 기자] 제9호 태풍 ‘마이삭(MAYSAK)’이 2일 밤~3일 새벽 사이에 부산·경남을 강타하면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각종 사고가 잇따랐다.

마이삭은 중심기압 950hPa, 중심최대풍속 155km/h(43m/s)의 매우 강한 바람을 유지하면서 3일 오전 2~3시쯤 부산과 거제 부근으로 상륙했다.

이로 인해 부산·경남은 쑥대밭이 됐다.

먼저 인명 피해다. 3일 오전 1시35분쯤 부산시 사하구 장림동 한 아파트서 60대 여성 A씨가 태풍으로 인한 베란다 창문 파손을 막기 위해 테이프 작업을 하던 중 유리가 갑자기 깨지는 바람에 왼손목과 오른쪽 팔뚝이 베이면서 많은 피를 흘려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끝내 숨졌다.

오전 2시17분쯤에는 부산 해운대 미포선착장에 있는 방파제에 들어간 50대 남성 B씨는 파도에 휩쓸려 왼쪽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또 오전 2시25분쯤엔 부산 해운대구 한 편의점 앞에서 강풍에 흔들리다 쓰러진 아이스크림 냉장고에 깔린 60대 남성 C씨가 기절했다가 구조됐다.

태풍 마이삭으로 인해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101층 높이의 엘시티 창문이 깨져 있다. /부산= 김신은 기자

강풍 탓에 정전 사태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부산 3800여가구, 경남 2만여가구 등 2만4000여 가구에 전기 공급이 끊겨 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또 경남도는 저지대 등 침수 취약지대에 거주하는 3258명을 경로당, 마을회관 등지로 사전 대피시키기도 했다.

원전 4기 운영도 일시 정지하고, 열차 운행이 중단되기도 했다.

신고리 1호기가 3일 0시59분 가장 먼저 정지됐고, 신고리 2호기가 오전 1시12분쯤 멈췄다. 고리 3호기는 오전 2시53분, 고리 4호기는 오전 3시1분쯤 각각 정지됐다.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는 이날 "원자로 정지 원인이 발전소 밖 전력계통 이상으로 추정된다"며 "자세한 원인을 파악 중에 있다"고 말했다.

부산과 김해를 잇는 부산김해경전철도 전날 오후 9시37분쯤 운행을 조기 중단했고, 부산도시철도 3호선 대저∼구포역 구간에서는 초속 27m에 달하는 강풍 탓에 전동차가 서행하기도 했다.

또 동서고가로, 광안리 해안도로, 마린시티1로, 덕천배수장, 수관교, 광안대교, 을숙도 대교 등 지역 내 교량이나 주요도로 35곳이 통제됐다.

이날 오전 6시 기준 부산소방본부에 접수된 강풍 피해 신고는 305건이나 접수됐다. 경남·창원소방본부에는 전날 오후부터 정전 등 태풍 피해 문의 전화 수백 건이 잇따랐다.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부산, 울산, 경남 남해안에는 3일 오후까지 35~70km/h(10~20m/s) 상당의 강한 바람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기상청 관계자는 "입간판이나 천막, 비닐 하우스, 광안대교, 거가대교 등 시설물 피해와 해안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를 당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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