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주석 안보실 1차장 임명 반발로 다시 불거진 ‘5·11연구위’…무슨 일 했길래?

5.18기념재단을 비롯한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이 지난 달 24일 임명된 서주석 청와대 안보실 1차장의 5.11연구위원회 참여 전력을 문제삼아 사퇴를 촉구하는 등 파문이 일면서 1988년에 구성돼 1년 6개월여 활동했던 5.11연구위원회의 역할이 다시 여론의 도마위에 올랐다. 사진은 본지가 입수한 연구위원회 조직 구성표./ 광주=박호재 기자

5·18진상규명 조사대상...광주청문회 앞두고 발포 정당화 등 계엄군 방어 논리 만들려 보안사가 조직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지난 달 24일 임명된 서주석 청와대 안보실 1차장에 대해 5·18기념재단 등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이 ‘5·11 연구위원회 부역’ 전력을 문제삼아 자진 사퇴를 촉구하면서 1988년에 구성돼 1년 6개월여 기간 동안 활동했던 5·11 연구위원회의 역할이 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서 차장이 참여했던 것으로 드러난 ‘5·11 연구위원회’(이하 5·11연구위)는 1988년 국회 광주 청문회를 앞두고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 발포를 정당화하고 광주 시민을 폭도로 몰아가도록 군 관련 기록을 조작하기 위해 보안사령부가 만든 조직이라는 비판이 거듭 제기됐었다.

국회 5·18광주민주화운동진상조사특별위원회 구성 두달 전인 1988년 5월 11일, 보안사령부는 청문회에 대비하기 위해 국방부-육본-합참-한국국방연구원(KIDA) 소속 위원 5명, 실무위원 15명 등으로 구성된 '5.11연구위원회(약칭 5.11분석반)'를 꾸렸다.

조직 구성을 보면 연구위원 5명 중 4명은 현역 장성급, 나머지 1인은 국방연구원(KIDA) 소속이다. 실무위원 15명은 동원예비군 소속 장교와 700부대 보안과장 및 보안계장 등 영관급 현역 장교로 구성됐으며 민간에서는 서주석 안보실 1차장이 당시 KIDA 연구원 신분으로 유일하게 참여했다.

대부분 영관급 이상 고위직 현역 군 간부로 짜여진 조직 구성만 보아도 국회 광주 청문회에서 계엄군의 입장을 강화하고 대변하기 위한 역할이 부여됐다는 비난에 힘이 실릴 수밖에 없다.

5·11 연구위는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이하 조사위) 조사2과의 조사 대상 목록에 올라 있기도 하다. 조사2과는 5·11연구위원회를 비롯한 군 기록의 조작과 왜곡과정을 확인하는 조사업무를 전담하는 기능을 맡고 있다.

조사위 연구원 A씨는 "5·11 연구위원회가 진상규명 조사 대상임은 사실이다. 다음 달 초부터 조사가 본격화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5·18기념재단 관계자는 "5·18진상규명 대상 조직 구성원이었던 인물이 어떻게 5·18 진상규명의 문을 연 문재인 정부 청와대 안보실 1차장으로 임명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서주석 씨의 국방부 차관 임명 당시에도 광주 시민사회가 격하게 반발했던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안보실 1차장에 다시 중용한 것은 광주 시민을 무시한 처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5·18구속부상자회 임원 B씨는 "정책적인 측면에서 봤을 때도 잘못된 인사다. 계엄사의 입장에서 5·18 진실을 왜곡 조장한 5·11연구위에 선발된 인물이라면 낡은 안보관을 지닌 인사라고 볼 수밖에 없다. 남북문제를 비롯해 문재인 정부의 열린 안보관과 엇박자를 낼 가능성이 많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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