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현장] '여름철 명소' 민락수변공원, 자정 이후엔 '난장판'

여름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부산의 ‘핫플레이스’ 민락수변공원이 자정 이후 출입 제한에도 아랑곳없이 월담에 음주, 고성방가 등으로 부끄러운 민낯을 드러내고 있다./부산 광안리=조탁만 기자.

자정 이후 출입 제한 실효성 없어, 월담에 음주,고성방가,쓰레기 투기 등 시민의식 '실종'

[더팩트ㅣ부산=조탁만 기자] 여름철이면 전국 각지에서 사람들이 몰려드는 부산의 ‘핫플레이스’ 광안리 해수욕장 인근 민락수변공원의 새벽은 난장판이다. 자정 이후 출입제한 조치를 비웃기라도 하듯 월담을 하고 음주, 고성방가, 쓰레기 투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2일 오전 민락수변공원. 부산의 자랑으로 꼽히던 명소는 절로 눈살을 찌푸릴 정도로 어지러운 모습을 연출했다. 술을 마시고 간 자리엔 어김없이 술병과 남은 안주 들이 방치돼 있고, 인근 공용화장실 입구엔 무단 투기된 쓰레기가 잔뜩 쌓여있다. 아침 산책을 나온 이 모(39)씨는 "저녁엔 구청에서 관리를 하는 덕분에 어느 정도 질서가 있다. 하지만 새벽엔 다시 무법천지다. 담을 넘는 과정에서 넘어지는 모습도 보여 안전에 대한 우려도 있다. 시민의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혀를 찼다.

부산의 ‘핫플레이스’ 민락수변공원에는 술을 마시고 간 자리에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한 채 자리를 뜬 방문객들의 흔적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부산 광안리=조탁만 기자

부산 수영구는 지난달부터 민락수변공원 방문객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번호 인증을 거친 QR코드 전자명부를 관리하고 있다. 주말마다 많은 인파가 몰려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높다는 지적에 따라 내놓은 자구책이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서 전국에서 처음 도입된 제도이기도 하다.

이 제도를 도입, 진행하는 과정에서 '혼란'이 예상됐지만 구청·경찰 등 관계자들이 대대적인 계도 활동을 벌이면서 대다수 방문객들은 당국 방역방침에 잘 따라 왔다. 문제는 새벽 시간대이다. 수영구는 지난달 25일부터 이 공원의 출입을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제한하고 있다.

자정 이후 방문객들은 출입이 제한되지만, 당일 출입한 방문객들은 자정 이후 이 공원 안팎을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다. 또 출입문이 잠겼지만, 담을 넘어 자유롭게 공원을 드나들며 음주를 즐긴다. 술을 마시고 간 자리엔 쓰레기를 그대로 방치한 채 자리를 뜬 방문객들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고 인근 공용화장실 입구엔 쓰레기 무단 투기도 기승이다.

수영구는 지난달 25일부터 민락수변공원의 출입을 자정부터 새벽 2시까지 제한하고 있으나 일부 피서객들은 담을 넘어 출입을 하고 있다. /부산 광안리=조탁만 기자.

담배를 태우고 버리거나 침을 뱉는 등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도 자주 눈에 들어온다.

젊은이들이 헌팅을 위해 여기저기 돌아다녀 코로나19 감염 확산 우려 또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대부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았다. 새벽 1시 30분부터 안내방송과 함께 현장요원들이 방문객들의 귀가를 독려하지만 , 이 또한 강제할 수 없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이 공원은 광안대교를 마주하고 있어, 부산지역 여름 피서 명당 중 한 곳으로 꼽혀 피서철이면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린다. 실제 피서철 주말에는 8000명 가까운 인파가 몰리면서 야외 클럽을 방불케 했지만 최근 전에 없던 펜스가 생겼다. 지난달 26일엔 수변민락공원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 설치한 펜스가 무너져 방문객들이 마음대로 출입을 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인근에 사는 주민 박 모(46)씨는 "새벽 시간대 질서를 위한 조치가 필요하다. 거의 무법천지다. 안전도 우려되고 코로나19 감염 확산도 걱정이다.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다"고 행정기관의 발빠른 조치를 요구했다. 수영구 관계자는 "민원이 많아 인력 배치를 더 할 예정이다. 출입 시간 이외에 담 넘는 행위를 방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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