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확대경] "후배들에게 대물림은 절대 안돼"...함평골프고 문제 교사 임용 반대 확산

2015년 5월17일 박 교사가 여학생 기숙사 방에 들어가 속옷과 여성용품, 옷가지 등을 방바닥으로 내팽개친 당시 모습 사진들. 그 당시 학생들은 “깜짝 놀랐으며 말이 안나올 정도였다고 말하고 있다./함평=문승용 기자

학창시절 아픔은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교육감 신문고에 졸업생도 글 올려

[더팩트ㅣ함평=문승용 기자] 전남 함평골프고등학교에서 제자들에게 심한 욕설과 집단 따돌림, 누명을 씌우는 등 모욕한 혐의로 처벌받은 기간제 교사에 대한 임용반대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더팩트>의 연속 보도(6월 24일 '함평 골프고, 학생모욕죄 처벌받은 교사 재임용 '파문'/6월 26일 "형사처벌까지 받은 기간제 교사가 돌아왔다" 청원 글 올라) 이후 함평 골프고 재학생 학부모들은 학교장과 교육감을 잇따라 면담하고 박 모 교사 임용을 취소해 달라고 건의했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과 학교측은 문제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보여 반발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일에는 모욕죄로 처벌된 교사와 함께 2015년 함평골프고에서 근무했던 김 모 프로(KPGA TOUR PRO)가 교육감 신문고에 박 교사의 임용을 반대하는 글을 올려 논란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김 프로는 교육감 신문고에 "저는 2017년까지 함평골프고에서 방과 후 교사로 근무했던 프로"라고 소개하면서 "박 교사에 대한 문제를 졸업생A를 대리해 글을 올린다"며 게재했다.

김 프로가 졸업생의 사연을 대리해 교육감 신문고에 올린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제자의 피해를 막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교육감에 올려진 졸업생 A씨의 사연은 "저는 지난 2018년 전남 함평골프고등학교를 졸업해 골프와 관련된 일에 종사하고 있다"며 "교육계의 비현실적인 기간제교사 채용 문제와 관련해 글을 싣게 됐다"고 입장을 밝혔다.

A씨는 "최근 함평골프고등학교에서 골프 기간제 교사로 박00 프로를 채용한 사실을 알게 됐다"며 "이 소식을 듣고 보니 떠올리고 싶지 않은 비참했던 학창시절이 다시금 회상되면서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할 지경이다"고 억울했던 학창시절의 이야기를 이어갔다.

A씨는 이어 "지난 2015년부터 2016년 학교 교사 및 기숙사를 함께 사용했던 친구에게 심각한 피해를 입었던 당사자"라며 "앞으로 함평골프고 후배들이 저와 같은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됐다고 볼 여지가 없다"면서 이러한 문제를 깊이 헤아려 함평골프고 기간제교사 채용 문제를 바로 잡아달라고 했다.

또한 "학교는 학생들의 교육을 담당하는 곳이고 교사는 학생에게 올바른 교육을 선도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박 선생님은 비정상적인 사고방식으로 지도하는 교사이기에 학생들의 지도를 담당해서는 안 된다"고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특히 "박 선생님은 책임을 등한시하면서 학생들 간 편을 갈라 특정 학생을 왕따시키고 욕설을 내뱉는 지도교사였다"며 "자신에게 마음이 들지 않은 학생에게는 있을 때나 없을 때나 다른 학생들과 험담하는 식으로 뒷담화하는 것은 기본이었고 미워하는 학생들은 이름을 가지고 욕설을 섞어 부르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A씨는 "기숙사 생활에서 친구에게 오랜 시간 동안 당한 피해사실을 박 선생님 및 학교 측에 알려 바로잡아 달라고 요청했지만 단 한 번도 제대로 받아들여 주지 않았다"며 "학생을 차별하고 욕하는 선생님이 과연 교사로서 자질이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분개했다.

그러면서 "꿈을 꾸고 미래를 준비하는 학창시절이 제게는 유독 떠올리고 싶지 않은 추억으로 상처만 남아 있다"며 "기간제교사로 근무하면서 발생했던 사건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사람을 다시 채용했다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A씨는 "학생들의 미래는 교육을 통해서 이루어진다고 본다"며 "저와 같은 많은 학생들의 피해가 발생했던 지난 학창시절의 아픔은 제 또래 동창들이면 충분하기에 후배들에게까지 대물림 되어서는 절대 안 될 것"이라고 박 교사의 임용을 강하게 반대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A씨는 "간곡히 요청 드린다"며 "(박 교사의 임용을)바로잡아 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박 교사는 2015년 학생이 없는 틈을 타 소지품을 검사한다는 명분을 세워 여학생 기숙사에 들어가 속옷과 여성용품, 옷가지 등을 방바닥으로 내팽개치면서 검사했던 것으로 졸업생들의 제보로 드러났다. 당시 박 교사는 여학생 기숙사에서 화장품과 드라이기, 고데기, 향수를 압수했다. 박 교사는 화장품은 학생들이 보는 앞에서 짓밟고, 깨트리는 방식으로 무참히 박살내버렸고 드라이기와 고데기의 행방은 묘연했다는 것이다. 향수는 학생이 수학여행 갔다오면서 부모님에게 선물할 용도였지만 학생 앞에서 깨트려 버렸다.(사진 참조)

박 교사는 이 같은 학생들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제보를 받고 취재에 나선 기자가 돌아가자 한 학생을 불러 "누군가가 다 말을 해주는 것 같은데 너는 아닌 것 같은데 그게 누굴까..."라며 언론에 제보한 협조자 색출을 시도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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