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우산혁명 주역 조슈아 윙, 문재학 열사 어머니 김길자 여사와 영상통화 나눠
[더팩트ㅣ광주=박호재 기자] 홍콩 민주화시위를 주도한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윙과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인 문재학 열사의 어머니 김길자 여사(80)와의 영상통화가 이뤄져 눈길을 모았다.
문 열사는 당시 고등학교 1학년생(17세)으로 무장투쟁에 참여해 옛 전남도청에서 마지막까지 항거하다 27일 새벽 계엄군의 총탄에 숨졌다. 문 열사는 작가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의 주인공 동호의 실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영상통화는 22일 오후 김길자 여사의 자택(북구 신안동)에서 30여분 동안 진행됐다. 이날 영상통화는 지난 7월 14일 조슈아 윙이 한국에 사는 친구인 이대선(다이얼로그 차이나 대표)을 통해 문재학 열사의 묘역에 헌화한 것에 대한 답례 차원으로 마련됐다.
떨리는 목소리로 먼저 말문을 연 김 여사는 "내 아들 재학이도 어린 나이에 민주화 투쟁을 하다가 목숨을 잃었는데, 젊은 나이에 홍콩 민주화를 위해 고초를 겪고 있는 조슈아를 생각하니 눈물부터 나온다"고 말끝을 흐리며 눈물을 훔쳤다.
조슈아는 "홍콩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체포되고 있다. 11살 초등학생도 체포됐다. 사태가 이처럼 심각하지만 80년 당시 광주의 투쟁이 우리들에게 많은 영감을 주고 있고, 우리도 그때 투쟁을 했던 광주 사람들처럼 홍콩의 다음 세대들이 이러한 억압을 반복해서 겪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투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여사는 "민주화운동은 그렇게 힘들고 고난의 길이다, 부디 몸조심하고 성공하길 기원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조슈아는 "고맙다. 민주화 투쟁이 힘겹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내 자신 역시 중국에 소환될 가능성도 많다. 내 이름 조슈아는 성경 속 여호수아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부모님께서 세상의 빛이 되라는 뜻으로 지어주신 이름이다. 홍콩의 민주화를 위해 계속 투쟁할 것이다"고 답했다.
이어서 김 여사는 아들 문재학의 영정 사진과 27일 새벽 주검으로 도청 앞 광장 바닥에 쓰러져 누워있는 문 열사의 마지막 모습을 조슈아에게 보여줬다.
사진을 지켜본 조슈아는 "참혹한 상황이다. 80년 광주의 살벌한 계엄 상황을 홍콩도 겪어가고 있다. 투쟁을 계속하면서 홍콩의 상황을 전 세계에 알리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내년에 꼭 광주에 가 찾아 뵙겠다"고 말했다.
김 여사 또한 "기대하고 있겠다. 우리 집에 오면 아들 재학이가 좋아하던 김치찌개를 끓여 나눠먹자"고 환영의 뜻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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