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언서 프리즘] 숏폼 범람 피로감에 '느린 생활 콘텐츠' 주목


빠른 문법 대신 일상 담은 영상 인기
'슬로우 라이프' 콘텐츠로 힐링 제공

우우걸 oohoohgirl은 공간의 여백과 잔잔한 배경음이 조화를 이룬 편집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조용한 일상의 리듬을 공유한다. /유튜브 채널 우우걸 oohoohgirl 영상 캡처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온라인상에 사회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인플루언서(Influencer)의 활동이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온라인 스트리밍, SNS를 통하여 자신들의 인지도를 쌓고, 이를 이용하여 수익을 얻는 구조가 연결되면서 신종 직업으로도 각광받고 있는 인플루언서의 신세계를 IMR(Influencer Multi-Platform Ranking)의 도움을 받아 조명한다. IMR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플루언서들의 데이터를 다양한 관점에서 분석하여 랭킹화 하는 서비스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숏폼(짧은 영상)이 유튜브의 대중적인 문법이 되면서 역설적으로 천천히 머무는 채널의 존재감도 커지고 있다.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자극을 주는 영상이 플랫폼 체류 구조를 바꿔 놓았지만 그만큼 반대편에서는 호흡이 느린 브이로그와 생활 기록형 채널을 찾는 시청자도 늘고 있다.

느린 생활 유튜브의 핵심 경쟁력은 영상 고유의 리듬이다. 무엇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느냐보다 어떤 속도로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조용한 집 안의 시간, 빗소리가 섞인 밤, 아침 루틴, 책과 차, 산과 바다처럼 일상적이지만 쉽게 지나치는 장면들을 길게 붙잡아 두는 편집은 숏폼 문법과는 정반대의 만족을 만든다. 시청자는 이 채널들에서 잠시 속도를 늦추는 감각을 소비한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 김아미 보이스오브유 연구원은 "숏폼 콘텐츠에 대한 피로가 누적될수록 시청자는 정보를 더 많이 주는 채널보다 체류 시간을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채널에 반응하게 된다"며 "특히 느린 생활 채널은 공간, 말투, 소리, 움직임 같은 작은 요소들이 곧 브랜드가 되기 때문에 규모가 크지 않아도 충성도 높은 시청층을 만들기 좋다"고 설명했다.

마리라이프 Mari Life는 빗소리와 파도 소리 등 감각적인 소리를 강조한 차박 영상을 선보이며 자연 속에서 즐기는 느린 휴식을 제안한다. /유튜브 채널 마리라이프 Mari Life 영상 캡처

'우우걸 oohoohgirl'은 느린 생활 유튜브로 사적인 일상을 기록한다. 2026년 4월 현재 구독자 약 1만2400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채널 소개 문구도 "조용히 좋아하는 것들로 채워요"라고 짧고 분명하다. 실제 영상도 이 방향을 따른다. 일본 소도시 다카마쓰 일주일 살기, 집에서 말차를 만들고 책을 읽는 브이로그, 시골 할머니 집 주변을 이유 없이 걸어보는 기록처럼 큰 사건 없이도 하루의 밀도를 살리는 영상이 중심이다.

'마리라이프 Mari Life'는 느린 생활을 자연 속 캠핑과 같은 체류 경험으로 확장한 채널이다. 구독자 약 57만9000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세 아들 엄마 마리의 차박 캠핑 브이로그를 선보인다. 비 오는 날 자동차 안에서 1박을 하는 우중 차박, 바람 부는 산 중턱에서 보내는 하루, 반려견과 함께하는 느린 야외 체류 같은 장면을 통해 밖에서 천천히 머무는 법을 담는다. 태풍 오는 날 자동차 안에서 보내는 밤 영상이 2000만회를 넘긴 것도 이런 성격을 잘 보여준다.

'슬슬: Slou Life'는 느린 생활을 개념화하고 소개하는 채널이다. 구독자 약 9700명 정도로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인기 콘텐츠 조회수는 20만회에 가깝다. 이 채널은 느린 삶을 인터뷰, 관찰, 웰니스 포맷 등 다양한 방식으로 다룬다. 민음사 직원들의 아침 루틴을 다룬 토크 영상, 작가들과 함께 일상의 해상도를 높이는 습관을 이야기한 콘텐츠, 유병재와 이세돌의 하루를 관찰하는 영상 등을 통해 느린 생활을 실천 가능한 생활 방식으로 번역한다. 빠른 시대에 어떻게 속도를 낮출 수 있는지 질문하며 슬로우 라이프 자체를 브랜드화한 사례로 꼽힌다.

이 밖에도 K-컬처 플랫폼 보이스오브유가 제공하는 인플루언서 마켓 리서치(IMR) 자료에 따르면 △해쭈 [HAEJOO] △The Onuel 어느덧오늘 △하미마미 Hamimommy 등이 느린 생활 관련 흥미로운 콘텐츠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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