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KBS 공채 입사 후 31년간 뉴스데스크와 라디오 부스를 지키며 사랑받았던 황정민 전 KBS 아나운서가 3번째 산문집 '내 뜻대로 말한다는 것'을 출간했다.
이 책은 화술 중심의 ‘말의 기술’이 아니라, 말의 태도와 품격에 대해 이야기한다. 저자는 내 뜻대로 말을 잘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으로 기술적 화술이 아닌 '멈춤(Pause, 퍼즈)'과 '잘 들어주는 것(경청)'을 꼽는다.
저자는 상대의 말이 끝난 뒤 2초 정도 틈을 뒀다가 말하는 퍼즈를 '의도를 담은 침묵'이라 정의한다. 퍼즈는 짧은 침묵 속에서 생각을 정리하고 감정을 조율해 설득으로 나아가게 하는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예를들어, 어느 날 아들 친구에게 "어쩜 이렇게 멋있게 키가 컸니?"라는 칭찬의 인사말을 했을 때, 말이 끝나기도 무섭게 "어머님도 여전히 예쁘세요"라고 대답한다면 그의 대답이 성의 없고 영혼 없이 들리게 된다. 이는 ‘멈춤’이 생략됐을 때 대화가 어떻게 가벼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또 책은 '경청'이야말로 가장 탁월한 대화의 기술임을 강조한다. 그 사례로 KBS 직장 선배인 이금희 아나운서가 "안녕하세요, 이금희입니다", "오늘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이 두 마디만으로 진행을 성공시켰다고 평가한다. 상대방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 걸 그만큼 소중하게 여겼다는 의미다.
저자는 "말은 마음을 담는 그릇"이라고 설명한다. 말하기에서 멈춤과 경청이 나오려면 자신만의 리추얼(Ritual, 의식, 儀式)이 필요하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 하루에 단 몇 분이라도 자신 내면의 꽃밭을 가꾸는 시간의 반복을 갖자고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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