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강일홍 기자] 가수 파파금파가 KBS 2TV 일일드라마 '친밀한 리플리'를 통해 연기자로서 또 다른 전성기를 맞고 있다.
극중 따뜻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지닌 '홍셰프' 캐릭터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은 뒤 조연 이상의 존재감을 발휘하며 드라마 흐름에 없어서는 안 될 인물로 자리매김했다.
파파금파는 홍셰프로 처음 등장한 12회분부터 현재까지 30회 이상 꾸준히 출연하며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이미지로 각인되고 있다. 등장 초기만 해도 신비로운 분위기를 품은 요리사라는 설정만 알려졌다가, 방송이 거듭될수록 숨은 매력이 드러나면서 관심이 점차 높아졌다.
그는 "처음 5회까지 초반에는 조심스럽게 등장했는데, 인물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대사량도 늘었다"면서 "조연이지만 주목도는 주인공 못지 않다는 이야기도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극중 홍셰프는 요리를 통해 사람들의 마음을 어루만지는 인물이다. 부드러운 성품과 따뜻한 미소로 주변 인물에게 위로를 전하며, 때로는 중후한 목소리로 따끔한 충고도 마다하지 않는다.
특히 공난숙(이승연 분)과의 묘한 관계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하는 포인트다. 파파금파는 "극 중 공난숙한테 욕하고 호통 칠 수 있는 사람은 저밖에 없다"고 말하며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점은, 홍셰프 캐릭터가 단순한 요리사 역할에 그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상황에 따라 '당일 요리사 홍셰프', '신기를 지닌 할매' 등 2~3가지 캐릭터를 오가며 연기한다.
그에 따라 목소리 톤도 달라진다. 그는 "제 목소리가 애니메이션 '월령공주' 속 늑대 같다는 반응도 많다"면서 "성대를 굵게 울리는 중저음의 동굴톤 보이스가 저만의 강점인 것같다"고 말했다.
놀라운 사실은 그의 본업이 여전히 가수라는 점이다. 지역 행사 무대에 올라 노래할 때 오히려 드라마 속 홍셰프로 먼저 인식하는 관객들 때문에 깜짝 놀랄 때가 많다고 한다.
그는 "무대에 면 '와, 홍셰프다!' 하면서 알아보는 분들이 많아 정말 신기하다"면서 "노래할 때는 떨림과 긴장감이 있는데, 연기는 하면 할수록 재미있고 욕심이 생긴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가수로서의 행보도 여전히 뜨겁다. 지난해 발표한 '오사카의 밤'과 '부모님 전상서'에 이어, 최근 직접 작사한 '사랑에 속았네'가 유튜브와 SNS를 중심으로 큰 화제를 모으며 연달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가수와 연기자로서 동시에 주목을 받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셈이다.
사실 파파금파에게 연기는 결코 낯선 영역이 아니다. 서울예대 연기과 출신으로, 본래 배우를 꿈꿨으나 발성과 발음 문제로 일찍 포기했었다. 특히 제주 출신으로 '화'를 '하'라고 발음하는 등 사투리 색채가 워낙 강했다.
하지만 지금은 오히려 그 자연스러움이 장점이 되고 있다. 그는 "일부러 연기하려 하지 않고 평소 그대로 자연스럽게 대사를 하다 보니 더 편하게 봐주시는 것 같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그와 가장 많은 호흡을 맞추는 배우 이승연 역시 그를 높이 평가한다. 이승연은 "가수는 무대에서 혼자 기량을 보여주는 직업이지만, 연기는 함께 호흡하며 조화를 이루는 작업"이라며 "홍셰프 캐릭터와는 처음부터 이상하게 궁합이 잘 맞았다"고 칭찬했다.
현재 '친밀한 리플리'는 총 100회 중 약 70%가 방영된 상태다. 시니컬하면서도 유쾌한 공난숙과, 진중하면서도 따뜻한 홍셰프의 대비가 극의 재미를 더하며 '의외의 힐링 커플'이라는 호평까지 따라붙었다.
연기와 노래, 두 영역에서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는 파파금파, 종영까지 남은 회차에서 그의 활약이 어디까지 확장될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