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탄 듯하면서 단단하기도 한 표면과 달리 속은 부드러운, 이른바 겉바속촉(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대명사인 디저트입니다.
최근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바스크 치즈케이크 게시물이 많이 공유되면서 대중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디저트 카페에서도 인기 메뉴 중 하나로 꼽힙니다.
한국에서 유명해진 바스크 치즈케이크는 언제, 어디서, 누가 만들었을까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스페인 북부 바스크 지방에서 유래했습니다.
국내에 알려진 지 얼마 되지 않아 비교적 최근에 만들어졌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놀랍게도 36년 역사를 자랑하는 디저트입니다.
1988년 바스크 도시 산세바스티안의 핀초 바 '라비냐(La Viña)'에서 산티 리베라가 만든 것이 오늘날 세계로 퍼져 나갔습니다. 핀초는 빵 조각 위에 여러 음식 조각을 올려 이쑤시개로 고정한 바스크 전통 디저트입니다.
1987년 아버지 엘라디오로부터 가게를 물려받은 산티는 주방에서 다양한 디저트 레시피를 실험했습니다. 오로지 색다른 관점과 맛에 집중했습니다.
가끔 치즈케이크를 만들던 그는 바닥의 쿠키 부분이 크림치즈가 입안에서 녹는 걸 막는다고 생각했습니다. 초콜릿 무스처럼 크림치즈가 부드럽게 퍼지는 느낌을 살리고자 치즈케이크의 쿠키 베이스를 과감히 제거했습니다. 커스터드를 빼고 달걀, 설탕, 크림, 밀가루, 크림치즈만으로 반죽을 만들었습니다.
베이킹도 일반적인 치즈케이크 레시피에서 벗어난 방식을 택했습니다. 저온이 아닌 고온에서 구웠습니다. 케이크 바닥에 쿠키가 없어 팬과 닿는 하단이 갈색빛으로 변하고 상단은 탄 것처럼 그을렸습니다. 반면 내부는 촉촉한 상태를 유지했습니다.
산티의 치즈케이크는 입소문을 타고 산세바스티안의 명물이 됐습니다. 이후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었습니다. 현재는 '불에 타다'라는 뜻의 영단어 'burnt'가 붙어 '바스크 번트 치즈케이크'로도 불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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