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박지윤 기자] 제18회 태풍 끄라톤(KRATHON)이 동중국해로 진로를 틀었다. 늦더위를 불렀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한반도 접근을 막는 데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1일 기상청에 따르면 끄라톤은 대만 타이베이 남남서쪽 약 520㎞ 부근에서 북서진 중이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끄라톤의 중심기압은 920h㎩(헥토파스칼)로 최대풍속은 시속 191㎞, 강풍 반경은 260㎞다. 강도는 '매우 강'으로 사람이나 커다란 돌을 날릴 수 있을 정도의 위력이다.
다만 끄라톤은 대만을 관통하면서 세력이 크게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은 오는 2일 대만 내륙에 상륙하거나 스치면서 진행 방향을 북동쪽으로 바꿀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에 상륙하지 않으면 동중국해를 지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한반도에 미치는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끄라톤이 대한해협 인근으로 진입할 것으로 예측됐지만 진행 경로가 중국 쪽으로 치우치는 모습이다. 이는 '태풍의 길'을 좌우하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파악됐다. 늦더위를 불렀던 북태평양 고기압이 여전히 세력을 유지하고 있어 태풍이 한반도 쪽으로 다가오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우리나라에는 직접적인 타격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이나 간접적인 영향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태풍으로 인해 남쪽에서 유입되는 수증기와 북동기류가 만나 오는 2~4일까지 남동쪽을 중심으로 비가 내릴 전망이다. 특히 남동쪽 지역에는 최대 80㎜의 비가 예상된다. 만약 태풍이 예상보다 빠르게 북상할 경우 강수량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끄라톤은 북상 중 열대 저압부나 온대 저압부로 약화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해양대기청(NOAA) 수치예보모델(GFS)은 끄라톤이 타이완에서 에너지를 쏟은 뒤 위력을 잃고 서쪽에서 다가오는 비구름에 흡수되는 시나리오를 내놨다.
기상청은 1~2일께 끄라톤의 '태풍 비상 구역' 내 진로와 한반도 영향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인 가능성을 내놓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