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이상빈 기자] 대한민국 성인 2명 중 1명은 1년에 책을 1권도 읽지 않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년마다 시행하는 '국민 독서실태 조사'에서 드러난 사실입니다. 2020년 9월부터 2021년 8월까지 일반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성인의 연간 종합 독서율이 47.5%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연간 종합 독서량은 4.5권이었습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입니다.
2019년 성인 연간 종합 독서율과 독서량은 각각 55.7%, 7.5권입니다. 2017년은 각각 59.9%와 8.3권이었습니다. 꾸준히 하향 곡선을 그립니다. 독서는 신년 계획 우선순위로 꼽히지만 '작심삼일'에 그치기 일쑤입니다. 해마다 떨어지는 독서율이 이를 증명합니다.
책 첫 페이지를 펴다가 이내 덮어버리고 마는 일이 부지기수입니다. 계속 읽어 나갈 동기가 없는 게 가장 큰 이유입니다. 매년 계획에만 머무는 독서를 어떻게 하면 실행에 옮길까요? 갑진년(甲辰年) 새해에 독서를 질리지 않게 즐기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 테마가 있는 도서관 방문
독서를 꾸준히 하고 싶다면 책과 친해지는 게 우선입니다. 그러기 위해선 책이 있는 장소에 가야 합니다. 도서관만큼 다양한 책을 소장한 곳도 없습니다. 평소 책과 거리가 먼 생활을 해 왔다면 이 '첫걸음마'를 떼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도서관에 가는 것부터 부담스러운 경우입니다.
지겹고 따분하게만 느껴지는 도서관과 가까워지려면 테마가 있는 곳부터 방문하는 게 좋습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 자리한 '별마당도서관'이 본보기입니다. 2800㎡(약 850평) 규모의 복층 구조로 된 이곳은 7만여 권의 장서를 보유한 대형 무료 도서관입니다. 사방으로 책이 가득하고 은은한 조명까지 받쳐주면서 코엑스 방문객들의 사진 촬영 명소가 됐습니다. 가벼운 마음으로 찾았다가 인증 사진도 남기고 독서까지 한다면 도서관과 내적 친밀감을 쌓을 수 있습니다.
◆ 시·구립도서관 이용
테마 도서관 이용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면 다음 단계로 나아갈 차례입니다. 거주 지역 내 시·구립도서관을 이용하는 일입니다. 전문 서적이 많고 추천 도서, 청소년 필독서 등 정보도 얻을 수 있습니다. 빌리는 게 아니라면 회원증 없이도 누구나 도서관에서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강남구, 강동구, 송파구 등 서울에서 통합도서관을 운영하는 구(區)도 있습니다. 하나의 회원증만 발급받아도 구내 여러 구립도서관을 자유롭게 오가며 책을 대출할 수 있습니다. 문화센터 역할을 겸하는 구립도서관도 존재합니다. 독서 외에 이곳에서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영화 상영, 작가 강연 등 문화 서비스를 즐기는 것도 도서관과 한 발 더 가까워지는 방법입니다.
◆ 독서모임 가입
혼자라면 작심삼일로 끝날 독서에 강한 동기를 부여하는 방법입니다. 독서모임은 주로 인터넷 커뮤니티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가입합니다. 대부분 지정 도서와 자유 도서 모임으로 나뉩니다. 카페나 특정 공간에 모여 대여섯 명이 책을 읽고 느낀 점을 말하면서 자연스럽게 책과 관련한 대화를 이어 나갑니다.
<더팩트> 취재진이 만난 직장인 김모 씨는 경기도 성남시에서 회원 20명 규모의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김 씨는 독서모임의 장점을 "다양한 사람을 만나 각자의 인사이트를 공유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합니다. 또한 "혼자 생각하고 책을 읽었다면 제 가치관에만 한정됐을 것"이라며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고 토론하면서 제 생각도 정리하고 각자의 가치관도 이해할 수 있는 점이 좋다"고 독서모임 의미를 짚습니다.
김 씨가 운영하는 모임의 회원인 직장인 박모 씨도 "책을 읽고 사람들과 지식을 공유하면서 '이런 방법도 있구나' '저런 방법으로도 해 봐야겠다'고 생각하고 직접 또 해 보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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