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신간] 김용상 장편소설 '당쟁의 쏘시개로 스러진 선각자 정여립'


430년전 조선과 오늘의 정치대동세상을 꿈꾸는 정여립 그려

김용상 작가의 12번째 장편소설 당쟁의 쏘시개로 스러진 선각자 정여립 표지.

[더팩트 | 박순규 기자] ‘사람이라면 마땅히 지켜야 하는 대도가 구현된 대동세상을 일궈 나가야 한다. 사람 차별하지 않고 서로를 존중하며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가려 가며 오순도순 살아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선 사람이 있었다.

430여 년 전 절대왕정 시절, 그는 또 ‘그런 세상을 일구려면 어질고 신의가 두터운 사람 중에서 통치자를 구해, 그가 반듯한 정치를 펼 수 있게 도와가며, 모두가 전체의 이익을 위해 한마음으로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렇게 말한 사람이 바로 시대를 앞서간 '선각자' 정여립이다.

김용상 작가의 12번째 장편소설 ‘당쟁의 불쏘시개로 스러진 선각자 정여립’(신아출판사)이 출간됐다. 2023 전주도서관 출판제작지원사업 선정작으로 뽑힌 이 소설은 엄연한 사실을 바탕으로 허구를 도입, 읽는 재미를 높였다.

정여립은 계급적 차별과 착취가 없고, 자유롭고 평화로운 사회를 구축해 나가자는 대동사상에 심취했던 선각자였다. 대동계는 공개된 조직이었고, 서인인 전주부윤 남언경의 요청을 받고 왜구 소탕에도 나섰었는데도 역도로 몰렸었다. 이 사건 후 전라도엔 반역지향이라는 낙인이 찍혔었고, 그것은 지역 차별로 이어져 왔다. 기축사의 전말을 알아가면서 오늘의 정치 현실인 보수 진보 간의 정쟁을 떠올려 볼 수도 있다.

김용상 작가는 "소설을 집필하면서 문득 430여 년 전의 조선과 오늘의 대한민국 정치권이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놀랐었다. 그리고 부끄럽기도 했었다. 과연 우리는 언제쯤 대동세상을 살아볼 수 있을까, 우리 생전에 그런 세상을 살아볼 수는 있는 걸까, 그것이 궁금해진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용상 작가는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30여 년 신문기자로 일하며 편집국장, 편집인 등을 역임했다. 중년에 들어 추리소설 작가이던 한 선배의 적극적인 권유로 추리소설부터 쓰기 시작해, 지금은 역사소설에 집중하고 있다. 김민준이란 필명으로 쓴 '라팔로마의 침묵'을 시작으로 '하이테크 살인' '끝없는 추락(상,하)' '백색 미모사의 공포' '살인자의 가면무도회' '살인 비즈니스의 법칙(옴니버스-상,하)' '늑대들의 안식일(물방울은 흔적이 없다)' '고부전쟁' '민회빈 강씨(별궁의 노래)' '왕도와 신도' '정도전' 등을 펴냈다.

skp2002@tf.co.kr

Copyright@더팩트(tf.co.kr) All right reserved.